뚜껑 여니 ‘최강 불펜’ 70승 백전노장 있었다

김하진 기자 2026. 4. 13.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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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ERA 깜짝 1위 삼성
일등공신은 최고참 백정현
“구속 140㎞대까지 더 올려야
우리 후배들 약하다고?
내 눈엔 든든해”
백정현. 삼성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2024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치면서 불펜의 약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러나 이렇다할 보강을 하지 못했고 2025시즌에는 불펜 평균자책 4.48로 10개 구단 중 6위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삼성은 내부 자유계약선수(FA) 김태훈과 우완 이승현을 잔류시키는 데에만 그쳤다. FA 시장에 불펜 투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지만 베테랑 타자 최형우만 영입했다. 게다가 스프링캠프 기간 중 이호성이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비보까지 맞이했다. 대권에 도전한다는 삼성에게 불펜의 약점은 물음표를 키우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 불펜은 예상 외의 성적을 내고 있다. 삼성은 11일 현재 불펜 평균자책 2.59로 10개 구단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팀 불펜을 지탱한 좌완 이승민이 6경기 5.1이닝 무실점, 그리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최지광이 5경기 4.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FA 계약한 이승현도 7경기 6이닝 1실점으로 호투 중이고 마무리 김재윤도 5경기에서 3세이브를 거두는 등 불펜의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그리고 베테랑 백정현의 활약도 한 몫을 한다. 백정현은 5경기 5.2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줬을 뿐 사사구나 실점 없이 불펜을 지키며 가장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홈 경기에서는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선발 투수 잭 오러클린이 3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되자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백정현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5-4 리드를 지켰다. 삼성은 1점 차의 리드를 경기 끝까지 이어갔고 백정현이 승리 투수가 됐다. 개인 통산 70승째를 올렸다.

2007년 입단해 2018년부터는 붙박이 선발로 뛴 백정현은 70승 중 58승을 선발 투수로 달성했다. 불펜으로 올린 승수는 많지 않았지만 70번째 승리는 중간 계투로 등판해 채웠다.

팀을 위해 어느 보직이든 맡게 된 결과다. 백정현은 2024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제 몫을 해내지 못했고 결국 자신의 자리도 지키지 못했다. 2025시즌을 시작할 때에는 불펜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하지만 백정현은 그 역할도 곧잘 해냈다. 시즌 첫 경기인 3월23일 키움전에서는 대체 선발로 2.2이닝 2실점을 기록했던 백정현은 이후 28경기에서는 구원 계투로 29.2이닝 5실점 2승 3홀드 평균자책 1.52를 기록했다. 좌완 불펜이 부족했던 삼성은 백정현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백정현은 왼쪽 어깨 통증으로 6월7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서둘러 복귀를 하려다가 오히려 통증이 심해져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비시즌 노력을 시울여 올시즌 개막 엔트리부터 합류할 수 있었다. 오승환, 임창민 등이 은퇴하며 투수진 최고참이 된 백정현은 후배들 못지 않은 피칭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팀의 약점을 지우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백정현은 차분하다. 그는 “구위가 더 올라와야 할 것 같다. 재활하다가 좀 일찍 1군에 왔지만 보시다시피 구속이 140㎞도 안 나오고 있다”라고 자평했다.

후배들을 향한 평가에는 후했다. ‘삼성 불펜이 약점’이라는 말에 “외부에서 그렇게 보실 수 있지만 제가 볼 때는 든든하다”라고 반박하며 “타선도 최형우 형이 와서 점수를 내주니까, 투수들이 ‘우리만 해주면 되겠다’는 마음이 드는 것 같다”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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