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첨병 - 울산문화예술인]가장 바라던 상…대한민국연극제서 연기로 보답
어릴적 연극배우 꿈 포기 않고
2000년 극단 ‘물의진화’ 창단
울해 울산연극제 우수연기상
첫 시민평가단 인기상 영예
연극계 발전 위한 무대 개설
울산시립극단 필요성도 강조

제29회 울산연극제에서 무대에 오른 모든 연극배우들이 가장 받고 싶어한 상은 단연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울산연극제 시민평가단이 주는 인기상이었다. 극단 물의진화 대표이지만 올해는 극단 무의 '회전의자' 공연에 객원으로 참여한 김영희(60) 연극배우는 사랑스러운 '정숙'역으로 인기상을 거머쥐었다.
◇시민평가단 인기상 받아 영광
지난 10일 찾은 중구 극단 무 연습실에서 김영희 연극배우를 만났다. 김 배우는 무대에서 봤던 '정숙'역처럼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으며 행복을 전했다.
연극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재미있었다는 그는 고등학교 때 연극반 활동을 하며 연극배우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직장 등 현실적인 이유로 대학은 연극과 상관 없는 과로 진학했다.
그럼에도 연극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23살에 울산에 있는 극단 장터에 들어가며 본격적으로 연극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결혼을 하며 연극을 몇 년 쉬었지만 1996년에는 여성 극단 곰을 창단하고, 2000년에는 여성 극단 곰 멤버들과 현재 대표로 있는 극단 물의진화를 창단해 1년에 2~3작품씩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연극 전공이 아니라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는 김 배우는 지금까지 9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울산연극제에서 최우수연기상 1번, 우수연기상 3번을 수상했다.
올해 울산연극제에서는 우수연기상과 시민평가단이 주는 인기상을 수상했다.
그는 "우수연기상도 너무 감사했지만 인기상을 받는 순간 '아싸'라는 말이 나올 만큼 정말 기뻤다. 기대를 안 했는데 내가 지금 연극을 잘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며 "인기상은 배우들이 가장 받고 싶은 상이다. 시민평가단이 호응을 해주며 진지하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앞으로 시민평가단이 더욱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2018년 극단 물의진화에서 초연한 '엄마, 소풍 가자'를 꼽았다.
김 배우는 "엄마와 치매에 걸린 딸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할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와닿는 부분이 많다. 먹먹함이 계속 밀려온다"며 "딸과 엄마 역을 다 해봤다. 두 명을 다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올해도 공연을 준비 중이다. 이 작품을 극단 물의진화의 대표작으로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참여 극단 수보다 연극의 질 높이는게 더 중요
복지 관련 일을 하며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김 배우는 울산 연극배우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적고 경제적으로도 어렵다며, 울산의 연극계가 발전하기 위해선 울산시립극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울산시립극단이 어렵다면 울산시립극단에 준하는 곳이라도 생겼으면 한다"며 "울산에 축제가 많은데 순수예술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적어지고 있다. 울산의 전문 예술인들이 설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올해 울산연극제 경연작에 참여한 극단 수가 역대 가장 적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참여 극단 숫자보다 연극의 질을 높이는게 더 중요하다며, 작품에 투자를 많이 해 경쟁력 있는 작품이 대한민국연극제에 나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어 울산이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 순수예술에 좀 더 투자하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며, 정치인들이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희 연극배우는 "이번 울산연극제에서 '정숙'역이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신경 썼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놓친 부분과 디테일한 것들을 보완해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지금은 다른 일을 겸하고 있지만 2~3년 뒤에는 전업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싶다"고 밝혔다.
글·사진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