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개혁안 갑론을박…강원경제 영향은?

김호석 2026. 4. 1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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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협 개편안 발표
2028년 3월 직선제 도입
187만명 ‘1인 1표’ 투표권 행사
농협개혁위, 개혁 권고문 채택
경제사업 활성화 등 3개 부문 구성
중앙회장 권한 강화 우려 제기
이사회 의장 외부인사 선임 검토
개혁위 “자율성 보장” 공감대 형성
강원농축협발전협 ‘공론화’ 강조
전체 202만여명 조합원 강원 6%
인구비중 높은 조합 편중 부작용
직선제 따른 소외론 부상

‘회장 직선제’ 농협 개혁 칼 빼든 당정

금품선거 근절 vs 강원 소외론 ‘양날의 검 

농협회장 직선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농협개혁안에 강원지역 농업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농협 개혁위원회에서 잇따라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배경과 앞으로의 영향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7일 강원농축협 발전 협의회 소속 61명의 조합장들은 협동조합 가치 존중과 공론화 절차 보장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이후 9일에는 전국 농축협 조합장들로 구성된 ‘농협법 개정 대응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공통적인 주장은 “개혁에는 공감하나 현장의 의견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방식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직선제를 환영하며 일부 개혁안 반대를 주장하는 농협을 규탄하는 움직임도 있다. 강원 농업은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14만 명대(2023년)로 줄어든 농가 인구(14만4433명)에도 불구하고 전국 평균(49.1%)을 훌쩍 넘는 약 73%의 높은 농업진흥지역 외 농지 비율을 보이며 여전히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 당정 선거제 개편안 발표 ‘2028년 직선제 도입’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오는 2028년부터 전국 조합원 187만명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바꾸는 내용이 담긴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조합원 약 204만명 중에서 중복 조합원을 제외한 187만명이 1인 1표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앞서 농협 중앙회장은 전국 조합장 1100명이 투표하는 간선제 형태로 진행돼왔다.

당정은 오는 2028년 3월 예정된 차기 회장 선거부터 직선제를 도입한다. 차기 회장 임기는 현행 4년에서 3년으로 조정하고, 2031년부터는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와 동시에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1일 농협 개혁 당정협의회에서 조합원 참여 확대와 금품선거 유인 축소를 목표로 선거제 개편을 추진하기로 하기로 하면서 전문가와 외부 인사로 구성된 농협개혁추진단은 조합원 직선제와 선거인단제 등을 검토해왔다.

이와함께 조합원 자격 정비도 병행한다. 비농업인이나 주소·거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무자격 조합원을 정리하고, 전 조합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관련 절차를 제도화할 방침이다. 비용은 직선제 단독 시행 시 170억~19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조합장 선거와 동시에 실시할 경우 추가 비용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 농협 개혁위 “농협 신뢰 회복 위한 구조 개혁 밑그림”

농협개혁위원회는 지난달 24일 ‘농업인과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농협 개혁 권고문’을 최종 채택했다. 1월 20일 출범한 위원회는 약 2개월간 5차례 회의를 거쳐 권고안을 마련했다. 이번 권고안은 농협의 신뢰 회복과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 강화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선거제도 및 인사제도 개선 △책임경영 및 내부통제 강화 △경제사업 활성화 및 자금 운용 투명성 강화 등 3개 부문 13개 과제로 구성됐다.

우선, 선거제도와 인사제도를 대폭 손질한다. 중앙회장 선거에서는 후보자 토론회 도입과 권역별 합동연설회 개최 등을 통해 정책 중심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도록 권고했다. 또 현직 조합장이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할 때는 직을 내려놓도록 의무화하고 후보자에 대한 조합장추천제를 폐지해 일반 후보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선거범죄 공소시효 연장과 제재 강화 등 불법 선거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중앙회장 선출방식 개편에 대해서는 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려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위원회는 현행 조합장 직선제 유지 또는 이사회 호선제 전환을 주장하는 다수 의견과, 조합원 직선제 전환 및 중앙회장 무보수 명예직화를 주장하는 소수 의견을 권고안의 부대의견으로 남겼다.

농협 경영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도 주요 개혁과제로 제시했다. 독립이사제 도입을 통해 독립이사를 이사 정수의 30% 수준으로 높이고, 개별 독립이사에게 내부통제 안건 직접 상정권 등 고유권한을 부여하며, 연간 활동 상황을 공개하도록 권고했다. 외부 전문가 중심의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해 농협 조직의 윤리경영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기능하게 한다는 구상도 담겼다.

이외에도 위원회는 농협 본연의 역할인 농업인 지원 강화를 위해 경제사업 구조 개선과 자금 운용 투명성 강화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경제사업 효율화를 위해 중앙회와 경제지주로 분산된 지도·지원 기능을 중앙회로 일원화하고, 단기적으로 경제지주 지역본부를 폐쇄해 지역단위 지도·지원기능을 중앙회 지역본부로 이관한다.
▲ 강원농축협 발전 협의회 소속 61명의 조합장들은 7일 농협중앙회 강원본부에서 협동조합 가치 존중과 공론화 절차 보장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 정부 개혁 법안 기대·우려 공존

이번 개혁안에 대해 일각에서는 187만명의 지지를 업고 선출된 중앙회장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권한이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현재 중앙회장이 겸직하는 이사회 의장을 외부 인사로 선임해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퇴직자의 중앙회, 계열사 재취업 제한 등 추가적인 통제 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중앙회장 선거의 정치화를 막기 위해 출마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조합원 자격을 일정 기간 이상 유지한 경우에만 출마를 허용하는 등의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농협개혁위 내부에서도 위원들은 농협 내부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강도 높은 개혁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면서도, 헌법과 농협법이 보장하는 농협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강원농축협발전협의회도 최근 드러난 농협의 문제들을 엄중히 인식하면서도, 현재 논의되는 국회와 정부의 개혁 방향이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가치를 존중해야하며, 농축협과 조합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공론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의 과도한 감독권 확대는 농협을 사실상 정부 산하기관으로 전락시키는 관치 개혁이며, 중앙회장 자격 요건 삭제와 직선제 도입은 지역 갈등과 권한집중, 정치화를 초래해 농협을 정쟁의 도구로 만들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위기에 직면한 농촌의 위기 상황을 반영해 조합원 자격 확대와 비조합원 사업이용량 규제 완화 등 농업인 보호와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관련 법 개정을 촉구했다.

■ 강원 소외론 우려… 불투명한 무이자자금 지원 구조 해소되나

중앙회장 직선제 변화에 따라 강원지역 소외론도 대두된다. 지난해말 기준 전국 1100개 조합 가운데 강원지역 조합은 79곳(7.18%)이다. 전체 조합원 202만7482명 가운데 도내 조합원은 12만6485명(6.23%)이다. 산술적으로는 선거인단 비중이 1%p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직선제로 변경되면, 조합원수가 많은 인구비중이 높은 시·도의 조합에 더 큰 힘이 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단순히 직선제로 전환될 경우 중앙회의 무이자자금 지원 구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중앙회의 무이자자금은 세부 집행내역이 공개되지 않아 실태 파악이 불가능했다. 올해 대규모 농협중앙회 감사를 통해 파악된 현황을 보면 2024년 기준 중앙회 의결권이 있는 이사 조합에는 평균 181억 원(전년 대비 +26.3%), 일반 조합에는 122억 원(+7.6%)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나, 조합 유형 간 지원 규모에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조합별 지원규모 차이의 근거인 자금 배분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개별조합에 대한 무이자자금지원 및 관리 체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호석 기자 kimhs8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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