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한·일 인적 교류 1400만 시대
경제효과 넘어 양국 우호증진 토대
다양한 K문화·관광 인프라 확대
새로운 관광방식 발굴·홍보해야
“서울은 도쿄와 달리 30분 거리 곳곳에 산이 있어요. 그리고 산 밑에는 반드시 맛집이 엄청 많죠. 등산 한 번 하고 내려와서 부침개나 산채비빔밥 같은 음식을 드셔 보는 건 어떨까요.”

사람들은 국내여행에서 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기대하며 해외로 떠난다.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듯하면서 다르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낯선 언어와 정반대의 통행 방향을 접하게 된다. 식당에 들어가면 젓가락 놓이는 방향도 다르다. 동네에서 알게 된 30대 남성은 삼겹살 구이의 후식으로 먹는 볶음밥의 맛에 푹 빠져서, 신주쿠 한국어학원에서 만난 20대 여성은 K팝 공연을 보려고 한국에 간단다. 본고장에서의 경험을 추구해서다. 공중파 TV에서 토요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성수동 여행 특집’을 편성하기도 한다.
지난해 한·일 양국의 인적 교류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1년간 946만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찾았다. 방한 일본인 역시 2023년 232만명, 2024년 322만명에서 지난해 365만명으로 증가 추세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기록인 2012년 352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출국자 중에서 방한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4.8%에 달한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일본인 4명 중 1명은 목적지가 한국인 셈이다. 2024년 기준으로 4차례 이상 재방문율도 44.7%나 된다.
관광공사는 올해 방한 일본인 관광객 45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성혁 관광공사 사장이 스스로 밝혔듯 ‘도전적’인 목표임에 틀림없다. 지난 10일 한·일 관광 교류의 밤 행사에서 만난 일본 관광업계 관계자는 “젊은 여성과 비즈니스 출장 외의 해외여행이 잘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450만명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일본의 여권 보유율은 17.8%. 충격적일 정도로 낮다. 인구는 일본이 한국의 2.4배이지만, 여권 보유자로 한정하면 한국(약 60%)보다 적다. 실질임금 감소와 엔저에 따른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하나의 이유다. 일본인의 국내여행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는데, 해외여행 수요는 35.8%가 줄었다. 일본 관광업계도 골머리를 앓을 정도다. 입·출국자 수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국제 항공노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워서다. 청년층의 국제 감각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일 간 인적 교류의 확대는 과거사 갈등, 정치·외교적 부침을 극복하고 양 국민 간 우호를 증진하는 길이다. 엄중한 국제정세에서 비슷한 처지에 놓인 나라끼리 협력을 확대하는 토대이기도 하다. 방한 일본인 수 확대는 경제적 효과 이상의 의미가 있다.
새로운 관광 방식을 제안하고 일본 내에서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접객 문화와 관광 인프라가 과연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미세먼지 거의 없는 파란 하늘, 연중 기후가 온화한 곳부터 한겨울에 눈이 수m씩 쌓이는 다양한 경관, 촘촘한 대중교통망, 어딜 가더라도 맛과 친절이 기본은 한다는 믿음, 바가지 쓸 일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춘 일본 국내여행 수요가 경쟁 상대이기 때문이다.
유태영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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