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 금기를 넘어 예술로?…‘문신 합법화’ 그 이후
이소정 2026. 4. 12. 23:09

유이진(가명)/ 타투 스튜디오 상담 고객
예전 문신은 잉어 아니면 용같이 되게 험악한 거였는데, 요즘 주변에 뜨는 타투 계정들 보면 그냥 간단하게 조그만 하트라든가 아니면 별 모양 같이 예쁘고 귀여운 것들이 많으니까.
이태원의 한 타투 스튜디오를 찾은 20대 여성은 예전과 달라진 문화를 얘기합니다. 옛날엔 '문신'이라고 하면 조직폭력배 이미지부터 떠올랐지만 지금은 'K-타투'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타투이스트도 많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날 스튜디오에는 유 씨 말고도 미국과 모나코에서 온 외국인들이 감나무, 도깨비 같은 전통적인 한국 문양의 문신을 받고 있었습니다.

로그 아바스티야스/ 모나코 관광객
타투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재능을 가진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타투뿐 만 아니라 그림 같은 예술 작업에서도 창의력이 정말 뛰어나고요. 저는 한국 문화 자체를 정말 좋아하는 팬이에요. 그래서 한국에 와서 타투를 받는 게 당연한 선택이었죠. 모든 게 정말 깔끔하고 전반적으로 더 전문적인 느낌이에요.

김경림(활동명 LIFO)/ 타투이스트
저의 뿌리에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차용할 수 있는 것들, 저희 어머니가 그리시던 민화가 있었고.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한국 사람보다 서양에 계신 분들이 더 좋아하는 거 같아요. 실제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안에서도 95%는 다 해외에 살고 있는 분들입니다.
1970~1980년대, 문신을 하면 징병 신체검사에서 ‘피부 장애’ 판정받거나 삼청교육대에 끌려가기도 했죠.
1992년, 대법원이 ‘의료 행위’의 개념을 확장하면서 의사가 아닌 사람의 문신 시술은 형사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단속은 있지만, 동시에 눈썹·두피 문신 같은 반영구 화장과 타투 산업은 점점 커졌습니다. 2024년 기준, 문신 시술 경험이 있는 사람은 1,6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임보란/ 문신사중앙회 회장
국가에서 적용한 2년 동안의 유예기간에 시험 제도도 만들고 위생 교육 시스템도 만들고 시설 규정 그런 것들을 만들어야 해요. 여기서 문제가 크게 생기면 이 법이 다시 후퇴될 수도 있습니다. 국민들이 허락한 부분을 잘 지키고 차분하게 준비해야 하는 그런 중요한 시기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헌법소원과 뜨거운 논쟁 끝에 지난해 9월 국회에서 '문신사법'이 통과됐습니다. 그러나 시행령이나 문신사 자격 기준 등의 세부적인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정체불명의 마취 크림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되고 있습니다.

조재익(가명) / 문신사
반영구 업체들 아카데미도 많이 있고 그러다 보니까 그 아카데미에서 배우는 사람들은 아카데미 원장이 법인 줄 알아요. 그래서 아카데미 자체에서 이런 걸 쓰면 불법인지도 모르고 계속 씁니다. 이게 리도카인(마취제) 성분이 얼마나 함유되어 있는지 아무도 몰라요. 이거를 아이라인에다가 발랐다가 잘 못 되면 실명되고 눈 다치고 얼마나 안 좋습니까? 반영구 업계에 입문하는 원장님들은 비싼 돈 주고 반영구 배워놓고 죄다 이유 없이 죄인이 되는 거예요.
합법화가 돼도 문신사가 문신을 '지우는' 행위는 불법입니다. 문신 제거는 100% 의료 영역이라 피부과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일부 업자들은 정체불명의 중고 레이저 기기도 팔고 있습니다.

김재홍/ 피부과 전문의
문신 제거는 결국 열을 발생시켜서 일종의 조직의 상처 내지는 화상을 입히게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문신이 있는데 제가 라이터나 인두 같은 걸로 그거를 없애기 위해서 지진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잖아요. 의료기관에서 허가받은 장비도 의사들은 굉장히 철두철미한 검증 과정을 거치거든요.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수억대에 달하는 장비들도 충분히 구현해 내지 못하는 부족함이 아직 있는데 우리가 속된 말로 '야매'로 들어오는 출처를 알기 어려운 그런 공업용 장비들로 인체에 손상을 가한다는 거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신이 흔하기는 한데 시간이 지나면 변합니다. 처음에 했을 때 그 색이라든지 선명도가 남아 있지 않고. 잠깐의 만족을 위해서 젊은 혈기에 했던 어떤 선택이 나중에 인생의 후반부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수반한 형태의 결정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숙려가 필요할 것 같고 그래서 저희가 이번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미성년자한테는 절대 안 된다. 시술에 대한 위험성과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동의가 수반되는 시술 규칙 같은 것들이 입안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장은 혼란스럽고, 정부는 문신사와 전문가들을 포함한 자문단조차 아직 꾸리지 못했습니다. 2027년 10월, 법 시행까지 준비할 시간은 채 2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문신사법 #문신 #타투 #반영구화장 #마취크림 #의료행위 #시술 #문신제거 #피부과 #예술 #레이저
취재:이소정
촬영:강우용, 최승구
편집:김태형
그래픽:장수현
리서처:서유리
조연출:엄희주, 박재범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네이버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촬영:강우용, 최승구
편집:김태형
그래픽:장수현
리서처:서유리
조연출:엄희주, 박재범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네이버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소정 기자 (sojeong2@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KBS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미-이란 종전 협상 21시간 만에 결렬…“회담 내내 긴장감”
- ‘호르무즈·핵물질’ 정면충돌…협상 파국으로 가나?
- 트럼프 “협상 타결되든 안되든 이미 승리”
- “중, 이란에 미사일 지원 가능성”…중국 “사실무근”
- 기름값 상승세 둔화…김정관 “다음 달까지 비축유 방출 없을 듯”
- 이 대통령 “인권 존중은 상식” 재반박…“결단 지지”·“이중 잣대”
- 화재 진압 소방관 2명 숨져…“유증기 폭발에 고립”
- 사랑을 바라보는 고요한 시선…한국 멜로의 서정적 진화 [우리시대의영화㉚ 8월의 크리스마스]
- 과천·용인·화성 등 4곳…가짜 석유 팔다 ‘덜미’ [지금뉴스]
- 20대 전기차 구매 229% 폭증…갑자기 왜? [지금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