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관세로 적 만들때 중국은…“아프리카 53개국 전면 무관세”
남아공·이집트 등에도 적용
“일방·보호주의 공동 대응”
중국산 제품 해외 판로 선점
리튬 등 자원 공급망 강화에
‘反서방 연대’ 구축 목적도

12일 중국 경제매체 재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중국·아프리카 수교 70주년’을 맞아 다음달 1일부터 아프리카 53개 수교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예정이다. 유엔 회원국 기준 아프리카 54개국 중 대만과 국교를 유지하고 있는 에스와티니 왕국을 제외하고 모두 해당된다. 중국은 1956년 아프리카 국가로는 처음으로 이집트와 수교를 맺었다.
중국은 2024년 12월부터 아프리카 53개 수교국 가운데 최빈개도국인 33개국에 대해 무관세 조치를 시행했다. 이로써 다음달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나이지리아, 이집트, 모로코 등 아프리카 주요국에도 무관세 혜택이 새롭게 적용된다. 이들 국가에서 수입한 설탕·수산물 등에 적용되던 최대 25% 관세가 철폐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아프리카 53개국에 대한 무관세 조치는 2024년 7월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제20기 3중전회) 정신을 이행하고 자주적 개방을 확대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중국과 아프리카는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무역 안정성을 추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제20기 3중전회를 계기로 아프리카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2024년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은 향후 3년간 아프리카에 총 500억달러(약 74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성과 이행 조정자 장관급 회의’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수교를 체결한 53개국에 무관세 조치를 시행하는 등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 수장이 새해 첫 해외 방문지로 아프리카를 택하는 관례도 36년째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레소토를 순차적으로 방문해 “아프리카 발전에 더 넓은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국의 행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은 해외 판로를 선점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내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해외 시장 개척이 시급한 가전, 스마트폰, 전기차 등 제조업체들에 소비 잠재력이 큰 아프리카 시장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과 아프리카 간 무역 규모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아프리카 수출은 2250억달러(약 334조원), 수입은 1230억달러(약 182조원)에 달한다. 중국은 2008년부터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이다.
이와 맞물려 위안화의 국제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무역 확대는 결제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결제를 유도하는 식으로 위안화의 영토를 확장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달러화 패권에 맞서 위안화 활용을 넓히는 데 집중해왔다.
또 공급망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아프리카에는 리튬, 코발트, 구리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많이 쓰이는 핵심 광물이 집중돼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됨에 따라 자원 부국으로 꼽히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주도의 서방 질서에 대항하는 ‘반서방 연대’를 구축하려는 목적에 주목하고 있다. 아프리카가 중국의 핵심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공식화하면서 대만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서 정치·외교적인 지지를 유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아프리카 국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등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이 중점을 두고 있는 ‘일대일로(중국과 유럽을 잇는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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