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멀리 날았던 우주인 4인의 귀환…“지구에 산다는 건 특별한 일”

김혜순 기자(hskim@mk.co.kr),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6. 4. 12.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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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바다에 착수한 뒤 우주선에서 나오고 있다. NASA는 이날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아르테미스 2호가 50여 년 만의 유인 달 근접 비행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환했다고 밝혔다(왼쪽 사진). 제러미 핸슨, 크리스티나 코크, 빅터 글로버, 리드 와이즈먼(왼쪽부터) 등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이 11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엘링턴 필드에서 열린 귀환 행사 무대에 오르고 있다. NASA·AFP연합뉴스·AP연합뉴스
“셋, 둘, 하나, 인테그리티!”

53년 만에 인류의 달 근접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은 1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존슨우주센터 인근 엘링턴 필드에서 열린 환영식 무대에 오르자마자 함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외친 ‘인테그리티’는 탑승한 우주선의 별칭(콜사인)이자 ‘온전함’ ‘일관성’ ‘하나됨’을 뜻하는 말이다. 열흘간 우주에 머물다가 지구로 돌아온 지 하루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들은 피곤한 기색 없이 활기찬 모습과 변함없는 팀워크를 과시했다. 리드 와이즈먼 선장은 세 동료 대원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우리는 영원히 하나로 묶여 있다”며 “여기 아래 있는 누구도 우리 넷이 겪은 일을 알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유인 우주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는 달 탐사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다. 지난 1일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열흘 만이다.

지난 10일 오후 7시 37분(미국 동부시간) 아르테미스 2호는 지구 대기권에 진입한 뒤 마하 33(음속의 33배) 속도로 빠르게 하강했다. 이 과정에서 탑승한 와이즈먼 선장과 크리스티나 코크, 빅터 글러버, 제러미 핸슨 등 우주비행사 4명은 자기 몸무게의 3.5~4배에 달하는 중력을 견뎌야 했다.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는 유인 캡슐 ‘오리온’ 외부에 플라스마가 형성되면서 약 6분간 통신이 두절됐다. 이후 통신이 재개됐고, 감속을 위한 보조 낙하산과 주 낙하산 3개가 정상적으로 펼쳐지면서 하강 속도는 초당 200피트(61m) 미만으로 줄었다. 캡슐은 오후 8시 7분 당초 예상 지점인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 바다에 착수하며 성공적으로 귀환을 마무리했다.

와이즈먼 선장은 열흘 만에 다시 지구에 발을 디딘 소감을 밝히며 감격해했다. 그는 두 손을 어깨너비 정도로 벌린 채 “24시간 전에는 창밖으로 지구가 요만한 크기로 보였고 마하 39의 속도로 비행 중이었는데 이제 엘링턴에, 집에 돌아와 있다”며 “지구에서 20만마일 이상 떨어져 있다는 사실은 발사 전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꿈처럼 느껴졌지만, 막상 그곳에 가 있으니 가족과 친구들에게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이라는 것은 특별한 일이고, 지구에 산다는 것도 특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재러드 아이작먼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아르테미스 2호는 미국의 달 복귀를 여는 서막”이라며 “아르테미스 3호가 조립되기 시작하고, 다음 승무원도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축하를 전했다. 그는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단하고 재능 있는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에게 축하를 전한다. 전 여정이 극적이었고 착륙은 완벽했다”며 “미국 대통령으로서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을 곧 백악관에서 만나길 바란다”며 “우리는 이를 또다시 해낼 것이고, 다음 단계는 화성”이라고 덧붙였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엑스(X)를 통해 “역사적인 발자국을 남긴 핸슨 대령과 팀을 축하한다. 집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아르테미스 2호는 지구 궤도를 두 바퀴 돌고 달까지 다녀오는 동안 약 111만7515㎞를 비행했다. 달 뒷면을 한 바퀴 돌며 인간의 눈으로 달의 다양한 모습을 관측했고 향후 심우주 탐사를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이번 귀환으로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이후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달에 다녀온 인류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전문가들은 아르테미스 2호의 무사 귀환을 단순한 반세기 만의 달 복귀를 넘어 ‘달 경제권’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신상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항공정책팀장은 “과거 아폴로 계획이 체제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해 달에 먼저 도착하는 데 집중했다면, 아르테미스는 달 남극의 자원 개발을 통한 지속적 주둔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비행은 최근 NASA가 발표한 달 전략 개편안 ‘이그니션(Ignition)’의 실질적인 첫 단추로 꼽힌다. 신 팀장은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임기 내 달 기지 건설을 공식화하며 중국과의 우주 패권 경쟁 시계를 앞당겼다”면서 “과거 정부 주도 방식과 달리 스페이스X 등 민간 기업이 핵심 수송을 맡는 ‘뉴 스페이스’ 생태계가 달 탐사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짚었다.

이 같은 글로벌 우주 지형의 급변은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신 팀장은 “국제 협력 구도가 재편되고 달 기지 인프라스트럭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과도기적 상황”이라며 “한국은 추격자에 머무르지 말고 심우주 통신이나 극한 환경 에너지처럼 특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보틀넥’ 기술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9년 발사 예정인 달 통신 궤도선 등을 통해 글로벌 달 기지 구축의 필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다가올 우주경제 시대의 핵심 생존 요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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