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에 레바논까지…이스라엘 대학살에 지구촌 격분

이유 에디터 2026. 4. 1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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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 "대학살" "야만"…서방국들도 "용납 못해"

휴전 날 무차별 폭격, 하루 만에 354명 사망

이탈리아 외무 "레바논, 제2의 가자 막아야"

홀로코스트 원죄 독일도 "그냥 둬선 안 돼"

국제사회, 자기반성 없는 이스라엘 집중 성토

이재명 대통령, 이스라엘에 '인간 존엄' 강조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을 발표한 8일 이스라엘군이 수도 베이루트의 인구 밀집 지역을 포함해 레바논 전역에 무자비한 공습을 감행했다. 최소 357명이 숨지고, 10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2월 28일 미국과 함께 이란을 불법 선제공격한 때부터 따지면 10일 현재 레바논에서만 사망 1830명, 부상 492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 공격을 구실로 내세웠지만, 거세지고 있는 국제적인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인 구분 없이 학교, 교량, 각종 인프라를 초토화해 벌써 피난민이 100여만 명에 이르렀는데도 파괴와 학살, 인종청소를 계속하고 있다.

2023년 10·7 하마스의 기습테러를 계기로 이스라엘군이 무차별 공습과 지상 작전을 펼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11일 현재까지 사망자가 7만 2328명, 부상자는 17만 2184명에 이르렀으며, 피란민은 주민의 90% 수준인 190만∼200만에 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를 팔레스타인 쪽의 거짓 발표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8일 레바논 베이루트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이 단행된 이후 폭격 현장에 구조대원들이 모여 있다. 2026. 04. 08 [AP=연합뉴스]

가자에 레바논까지, 쉼 없는 이스라엘 대학살
휴전 날 무차별 폭격, 하루 만에 354명 사망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극우 유대 정권이 지난 3년 반 가자, 레바논, 이란에서 살육전을 벌인 뒤 최근 미국-이란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레바논을 무차별 공격하자 지구촌의 인내는 한계에 다다랐다. 특히 휴전 발표를 묵살하고 민간인 지역을 집중 타격한 데 대한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그동안 홀로코스트 피해 민족이란 점을 동정하고, 이스라엘을 편애해 온 미국의 눈치를 보던 서방 국가들까지 규탄 대열에 나섰다. 홀로코스트 원죄로 인해 가자 제노사이드(집단 학살) 과정에서도 무조건 이스라엘 편을 들었던 독일도 그런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쪽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피해국인 레바논의 나와프 살람 총리는 8일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을 "살육 기계"라고 비난했다. 카타르 외무부도 성명에서 "야만적 대학살"로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를 "지역을 완전한 혼란으로 몰아넣으려는 이스라엘의 계획된 의도"라고 비난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단호하게" 규탄하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점령을 끝내고 민간인 보호를 위해 국제사회는 즉각 행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필리핀 활동가들이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중인 9일, 마닐라 소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이란 전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초상화가 그려진 포스터를 불태우고 있다. 2026. 04. 09 [로이터=연합뉴스]

아랍·중동에 '뒷짐' 서방국 대거 비판 대열
"살육" "대학살" "야만"… 다들 "용납 못해"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 최고대표(OHCHR)도 "살상·파괴의 규모는 끔찍하다"며 "휴전 체결 불과 몇 시간 뒤에 이런 대학살이 일어나다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휴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국가들만이 아니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물론 영국, 이탈리아, 호주, 그리고 독일 등 서방 국가들도 규탄 대열에 동참했다. 가자 집단 학살 때까지만 해도 대부분 '자위권' 운운하며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었던 서방 국가들이 불법적 이란 전쟁과 레바논 대학살을 보면서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대통령과 외무장관, 정부 성명을 통해 8일 레바논 학살을 규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X를 통해 "프랑스는 가장 강력한 언어로 이스라엘의 레바논에 대한 '무차별 공습과 폭격'을 규탄하며 민간인 사상자의 대량 발생에 반대한다"고 썼다. 장-노엘 바로 외무장관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부 공식 성명에선 레바논 국민과의 연대를 표시했다.
22일 레바논 남부 티레 인근의 카스미야 다리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레바논 국립통신사(NNA)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와 북부를 잇는 리타니 강의 주요 교차 지점인 카스미야 다리에 공습을 감행했다. 2026. 03. 22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외무 "레바논, 제2의 가자 막아야"
홀로코스트 원죄 독일도 "그냥 둬선 안 돼"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네타냐후를 지목한 뒤 "생명과 국제법에 대한 경멸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 국제법 위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 ▲ 유럽연합(EU)의 대이스라엘 협력 협정 중단 ▲ 이들 범죄 행위에 대한 사면 배제 등을 요구했다.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은 이미 너무 많은 희생자와 용납할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 피난민 사태를 초래했다"며 즉각적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은 레바논의 조셉 아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정당하지 못하고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레바논이 제2의 가자가 되는 걸 막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휴전 합의의 세부 내용과 상관없이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공격이 "일어나선 안 됐을 일이며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으며, 이벳 쿠퍼 외무장관은 "매우 파괴적"이고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2차 세계 대전 때의 홀로코스트 원죄로 인해 이스라엘 비판을 금기로 여겨왔던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도 10일 뒤늦게나마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메르츠는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 강도는 평화 프로세스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며 "우리는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9 연합뉴스

국제사회, 자기반성 없는 이스라엘 집중 성토
이재명 대통령, 이스라엘에 '인간 존엄' 강조

일본도 10일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 담화를 통해 "국제사회가 자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레바논에서 진행되는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을 강하게 우려한다"며 "레바논의 주권과 영토 일체성을 존중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3월 2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양측의 공격이 격화됐다"면서 헤즈볼라에도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피해 당사국인 레바논과 아랍·중동 국가들은 물론, 유럽 주요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이 하루 만에 357명의 생명을 앗아간 '4·8 레바논 대학살'을 계기로 대거 이스라엘 규탄 대열에 동참하고 있고 인류 최악의 '집단 학살' 범죄를 저지르고도 '홀로코스트 동정'에 안주하며 자기반성을 잊은 이스라엘의 극우 유대 광신 세력의 고립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스라엘 외무부 측의 반발을 겨냥해 "끊임없는 반인권적·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의 지적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이 대통령 엑스 게시글 갈무리

이번 레바논 대학살 사건에 관한 건 아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아동을 고문했다는 주장이 담긴 동영상을 공유한 걸 두고 이스라엘 외무부가 강경하게 반발하자 11일 다시 "끊임없는 반인권적‧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들의 지적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고 네타냐후 정권을 점잖게 꾸짖은 건 '더 위대한 이스라엘'을 꿈꾸며 온갖 곳에서 대학살을 저질러 온 네타냐후 정권을 제지하려는 이런 국제사회의 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