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에 통행료 낸 선박 차단”…미국도 호르무즈 봉쇄

박은경·정유진 기자 2026. 4. 1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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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철수 뒤 강경책 전환
이란 원유 수출 경로 틀어막아
우라늄 농축·호르무즈 통제 등
핵심 쟁점안 타협에 성패 달려
후속 협상 자리 마련될지 관심

어렵게 마주 앉은 미국과 이란 고위급 협상단이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밤샘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돌아섰다. 다음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헤어지면서 2주 휴전 기간 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이번 협상 결렬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편한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장기 협상에 돌입하거나, 에너지 충격을 초래한 전쟁을 재개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장기 대치를 감수하는 선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전략적·정치적 부담은 만만치 않다.

미국은 지상전 병력을 포함한 군사자산을 중동에 계속 증강 배치하며 여전히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거나 떠나려는 모든 선박을 차단하는 절차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며 “해군에게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한 모든 선박을 국제 해역에서 수색하고 차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통제함으로써 이란의 원유 수출로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숙이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보유한 카드는 해상 봉쇄’라는 제목의 기사를 직접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물가 급등이 가시화하고 있어, 강행할수록 역풍을 맞는 군사 옵션은 트럼프 행정부에 적잖은 부담이다.

이번 교착은 지난 2월 제네바 회담 결렬 당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협상 실패는 38일간의 이란 공습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압도적 군사력을 보여주면 이란이 태도를 바꿀 것이라고 봤지만 이란은 굴복하지 않았다.

NYT는 미국의 가장 강력한 카드는 오는 21일 휴전 종료 후 전쟁 재개 위협이지만, 전쟁이 재개되면 세계 석유 공급량의 20%가 다시 차단되고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수 있어 현실적 선택지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이란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양측 모두 협상 파국을 선언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을 보여준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단 한 차례 협상에서 합의에 이를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며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CNN은 “이제 남은 질문은 이란이 미국의 ‘최선이자 최종적인 제안에 대해 답변을 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주어지느냐, 그리고 (미국이 원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점”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휴전 직전까지 군사적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었고, 이란은 여전히 충분한 군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을 ‘좌절’이라고까지 표현하는 것은 과하지만 출구를 찾아낼 수 있다는 기대에 타격을 준 것은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박은경 기자·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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