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만든 영화 '내 이름은'…세계에서 먼저 알아봤다
[앵커]
꽃 피는 봄이지만 '제주의 봄'은 아픈 기억을 안고 있습니다. 약 80년 전, 국가가 7년 넘게 휘두른 폭력으로 3만 명이 목숨을 잃은 '제주 4.3 사건' 이 비극을 다룬 영화가 시민들 힘으로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빛날 영에 옥 옥. 빛나는 보석, 얼마나 좋아 아 엄마!!]
엄마가 지어준 이름이 영 맘에 차지 않지만 엄마의 둘도 없는 친구인 아들 영옥은 햇살을 무서워하고, 봄만 되면 기운을 잃는 엄마 정순이 애처롭습니다.
[아니 봄에 어디 멀리 가지 말라고 했잖아. 바람에 꽃잎 날리는 것만 봐도 아픈 사람이.]
'제주 4.3'을 비춘 이 이야기는 시민 만 명의 십시일반을 씨앗 삼아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세계에서 먼저 알아봤습니다.
지난 달,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최초 공개된 자리에서 관객들의 극찬을 받은 겁니다.
[염혜란/배우 ('정순'역) : '이런 일이, 이렇게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니?' '이 일이 왜 이제서야 이야기가 되는 거니?'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정순이 잃었던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면서 엄마와 아들이 비로소 진짜 이름을 찾게 되는 영화의 여정은 그저 '제주 4.3 사건'으로 불리는 역사적 비극에 제대로 된 '이름'을 찾아주려는시도이기도 합니다.
[정지영/감독 : 나는 피해자인데 내 친척이 가해자야. 그럴 수가 있잖아요. (근본적으로는 모두 피해자이고) 더 큰, 보이지 않는 폭력이 그걸 조장했잖아요. 그것을 제대로 직시할 때 4·3을 어떤 이름으로 특정지을지 나옵니다.]
여전히 끊어내지 못한 폭력의 고리가 일상 곳곳을 넘어 세계 전쟁까지 일으키고 있는 지금, 그 사이 지워진 수 많은 이름을 되찾을 방법을 고민한 노장 감독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정지영/감독 : 어떤 폭력이든 그 폭력에 맞설 수 있는 것은 단 한 사람의 저항이 아니고 그것을 공통적으로 극복하자는 연대.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화면제공 렛츠필름 아우라픽처스]
[영상취재 이동현 영상편집 유형도 영상디자인 조영익 영상자막 송재윤 조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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