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냉동창고 화재…소방관 2명 현장 고립 순직
대응 초기 40대·30대 대원 실종
이민석 서장 “2차 진압서 폭발”
화원 토치로 페인트 제거 추정

◇신속동료구조팀 투입됐지만 난항
12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5분께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즉시 경찰과 한전 등 유관 기관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고, 오전 8시31분께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오전 8시40분께까지 지휘 차량과 구조 등 장비가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진화 작업이 시작됐다.
오전 9시께는 관할 소방서 전 인원을 투입하는 대응 1단계가 발령됐고, 그로부터 약 2분 만에 소방 대원 2명이 실종됐다는 게 파악됐다.
이에 RIT(Rapid Intervention Team·신속동료구조팀) 운영이 결정돼 소방 당국은 실종 대원 2명의 위치정보를 조회하고 구조팀을 투입했지만, 화재 현장 특성상 신속한 대처는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소방 대원 중 한 명은 실종 파악 1시간 만인 오전 10시2분께 구조됐다. 나머지 한 명도 오전 11시23분께 발견됐지만, 두 소방 대원 모두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화재는 마지막 소방 대원이 구조된 이후 약 3분 만인 오전 11시26분께 완진됐다.
◇유증기 폭발·화재 확산 ‘첩첩산중’
숨진 소방 대원들은 완도구조대 소속 A(40대) 소방위와 해남소방서 산하 북평지역대원 B(30대) 소방사다.
이들을 포함한 총 7명의 소방 대원은 1차 진압 후 공장 내부에 다시 연기가 보이자 2차 진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천장에 머물러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불이 급속도로 확산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이민석 완도소방서장은 브리핑을 통해 “2차 화재 진압 과정에서 유증기가 폭발했다”며 “검은 연기와 불꽃이 보여 지휘팀장이 무전으로 대피를 알렸으나, 2명은 대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불이 난 건물 일부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라 화재에 취약하고 내부에 우레탄폼이 내장돼 있어 유독가스와 유증기를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해당 건물은 소방시설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어서 초기 진화에 유용한 스프링클러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탓에 불과 함께 검은 연기가 냉동창고 안을 뒤덮으면서 소방 당국은 구조 활동에 애를 먹었고 고립된 2명은 창고 입구 쪽에서 차례로 숨진 채 발견됐다.
A 소방위는 2007년 임용된 베테랑 구조대원이자 슬하에 세 자녀를 둔 가장이었고, B 소방사는 2022년 임용된 젊은 대원이자 올해 10월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전남서 약 6년만 또 참변 ‘애통’
현재까지 이번 화재는 페인트를 제거하기 위한 에폭시 작업 중 토치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망한 소방 대원 2명 외에도 현장에선 창고 관계자 C(50대)씨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당시 그는 에폭시 작업 중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에폭시 작업 중 토치로 열을 가열하면 기존에 굳어 있던 페인트가 녹으면서 제거가 쉽지만, 불이 붙을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유증기 발생·폭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한편 전남에서 현장 임무 중 소방관이 희생된 것은 2020년 7월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 계곡에서 피서객을 구조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고(故) 김국환 소방장 사고 이후 약 6년 만이다.
/안재영 기자·완도=윤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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