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강경파 “트럼프 오판에 최강대국 돼…협상은 美 항복까지, 해협 넘보지말라”
“美 전혀 불신…무릎꿇릴 때까지 전투 계속”
“호르무즈 해협 영원히 이란국민 지배아래”
석유제재 종식 자신하며 “美 껍데기만 남아”
협상대표 갈리바프 의장 “美, 신뢰확보 실패”
이란 이슬람의회(마즐리스) 고위급 인사가 “우리의 협상은 우리의 전투”라며 미국에 대한 외교적 압력으로 “항복”을 받아낼 것이라고 장담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영원한 지배권을 못 박는 한편 미국이 이란 정권을 ‘세계 최상위 강대국’으로 만들어놓았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미국·이란이 ‘2주 휴전’에 공감한 뒤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47년 만의 최고위급 대면 협상을 갖고 21시간 대치 끝 빈손으로 등돌 와중이다. 이란 외무부는 2~3개 큰 쟁점에도 “외교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고 선언했지만 강경파는 협상에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이란 국영 SNN(학생뉴스네트워크) 통신에 따르면 하미드레자 하지 바바이 이슬람의회 제2부의장은 12일(현지시간) 이란 북부 마잔다란 주 아몰 시에서 열린 친정권 군중집회 연설을 통해 “현재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는 전쟁은 근본적인 전쟁”이라고 말했다.
![오른쪽부터 이란 국회인 이슬람자문회의(마즐리스)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장, 하미드레자 하지 바바이 제2부의장.[위키 대백과 사진 갈무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2/dt/20260412194637701isrr.png)
그는 “우리가 미국을 무릎 꿇게 만들 때까지 이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은 체제 변화와 이슬람공화국 전복을 노린 잘못된 계산으로, 지금 오히려 이란을 지역과 세계의 최상위 강대국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했다. 또 “‘도박꾼 트럼프’는 이란을 정복하려 했지만 이란 국민은 전국 거리와 광장에 대규모로 단호하게 ‘노’를 외치며 미국 대통령의 지원을 거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쟁 응원집회를 격려한 것으로 “국민은 이슬람공화국을 지지하기 위해 40일인 넘도록 깨인 의식과 확고한 의지로 거리에 나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 바바이 부의장은 “‘우리의 협상은 전쟁(전투)’이다. 거리의 국민이 전하는 메시지는 ‘우리의 담론은 칼의 담론’이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 국민이 거리로 나온 날부터, 그들의 기본 전제는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단 것이었다”며 “파키스탄에서 미국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면 그건 순전히 혁명 최고지도자의 명령에 따른 것이며, 거리에 장기간 계속된 국민의 대규모 출현은 순교한 이맘(시아파 지도자)와 군 지휘관들, 그리고 미나브에서 희생된 학생들을 향한 피의 복수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향해선 “이란 군대와 안보부대 손가락은 방아쇠 위에 얹혀 있다”며 “‘헤이핫 민나즈질라(치욕은 결코 안 된다)’는 이 나라 국민의 핵심 슬로건”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을 넘보지 말아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영원히 이란 국민의 지배 아래에 있을 것”이라며 “의회는 (해협 통행료 징수) 국가적 법을 제정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으며 그 법을 강력히 사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 바바이는 “60일 전까지만 해도 이란은 석유 제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몇달러씩 깎인 가격에 기름을 팔아야 했다”며 “하지만 오늘날 이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무런 제한 없이 석유를 생산하고 심지어 판매까지 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더 이상 대(對)이란 제재가 가능한 나라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이란은 자랑스럽게 국제적 강대국이 됐고 미국은 더 이상 세계 초강대국이 아니며, 세계 국가들 사이에 껍데기만 남았다”고 조롱했다. 이란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단 캠페인에 국민 2000만명 이상이 동참했다며 “미국이 감히 자기들 군대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데려와 보라”고도 했다.
반(反)신정체제 성향 이란인터내셔널은 이같은 언급을 “하지 바바이는 ‘협상팀은 없다’며, 파견된 사람들은 유엔에서 미국의 ‘항복’을 유도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요약해 보도했다.
한편 대미 협상 대표인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X를 통해 “이란 대표단은 미래지향적 제안들을 제시했지만 결국 상대방은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다”며 신뢰 구축 가능 여부는 워싱턴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외교적 수단을 군사적 투쟁과 더불어 이란 국민의 권리를 쟁취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분명히 여기고 있다”며 40일간 방위 성과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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