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반도체…배 가르는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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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역대급 영업이익을 공시한 다음날, 노조가 1인당 5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가정하고, 이 중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주주들에게 실시한 배당금(약 11조1000억 원)의 4배를 웃돌며,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R&D) 투자비인 37조7000억 마저 뛰어넘는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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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 40조 이상…대기업 하나 달라는 격

삼성전자가 역대급 영업이익을 공시한 다음날, 노조가 1인당 5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초 예상했던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자 성과급 요구 수준을 대폭 높인 것이다.
정부 역시 최근 추가경정예산을 확정하며 반도체 업황의 전례 없는 호황에 따른 세수 덕분에 국채 발행 없이 재원을 충당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첫 종전 협상이 결렬되며 세계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반도체를 이용해 제 몫을 챙기려는 세력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는 한국 전체 수출액의 거의 40%를 책임진 그야말로 경제의 ‘기둥뿌리’ 역할을 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올해 40조5000억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실적에서 57조원이라는 ‘깜짝 실적’을 발표한 데 따른 요구다. 노조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가정하고, 이 중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 수가 약 7만5500명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산술적으로 약 5억3000만원씩 돌아가는 규모다. 만약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넘어설 경우, 요구 재원은 최대 50조원, 1인당 성과급은 6억원 안팎까지 늘어난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주주들에게 실시한 배당금(약 11조1000억 원)의 4배를 웃돌며,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R&D) 투자비인 37조7000억 마저 뛰어넘는 액수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40조원을 넘는 기업이 20개가 채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기업 하나를 통째로 달라는 주장을 내놓은 셈이다. 이는 일론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금액(약 40조원대)이나,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시도했던 금액(약 48조원)과 맞먹는 수준으로 글로벌 패권을 좌우할 수 있는 천문학적 자금이다.
삼성전자는 성과급 상한선인 연봉의 50%를 초과하는 ‘특별 포상’과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약속했으나, 노조는 오는 23일 결의대회를 거쳐 5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태도 역시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는 전날 26조2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통과시키며 증시와 반도체 호황에 기댄 세수 증대를 전제로 내세웠다.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2025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채무(D1)는 1304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9조4000억원 증가하며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일시적인 업황 회복에 기대어 근본적인 지출 구조조정 없이 재정 만능주의에 빠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반도체에만 의존하는 불안정한 세수 구조는 향후 경기 하강 국면에서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안타증권 김호정 연구원은 “이번 추경은 대외 충격 대응과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고려한 조치로 평가되지만, 재원의 근간인 반도체와 증시 호황은 순환적 요인에 불과해 세수 기반의 지속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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