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선거, 의심의 벽을 넘어 신뢰의 길로- 문준혁(의령군선거관리위원회 선거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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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길가에 피어난 꽃들을 보며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다.
일상의 금융 거래에는 이토록 관대한 신뢰를 보내는 우리가, 같은 폐쇄망 구조로 운영되는 사전투표 통신망에 대해서는 막연한 의구심은 왜 갖는 걸까? 아마도 그것은 선거라는 중대한 국가 중대사가 주는 무게감과,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적 구조에 대한 낯섦 때문일 것이다.
선거 관리의 절차를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 공개하고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거 절차에 대해 알리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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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길가에 피어난 꽃들을 보며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다. 최근에는 지갑 대신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집을 나서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식당에서 결제하거나 친구에게 송금할 때, 우리는 화면 속 숫자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될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다. 은행 전산망이 해킹되어 내 자산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걱정 없이, 현대 사회는 보이지 않는 ‘통신’의 신뢰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선거 현장에서 절차 사무를 담당하다 보면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친다. 일상의 금융 거래에는 이토록 관대한 신뢰를 보내는 우리가, 같은 폐쇄망 구조로 운영되는 사전투표 통신망에 대해서는 막연한 의구심은 왜 갖는 걸까? 아마도 그것은 선거라는 중대한 국가 중대사가 주는 무게감과,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적 구조에 대한 낯섦 때문일 것이다.
사전투표 통신망은 흔히 말하는 인터넷망과는 전혀 다른 구조다. 외부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된 폐쇄망으로 운영되어 외부에서 접속하는 것 자체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365일 열려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전투표기간 동안에만 한시적으로만 가동된다. 여기에 여러 단계의 접근 통제와 보안 절차가 더해져 데이터 전송과 처리 과정은 아주 철저하게 관리된다. 즉 외부 해킹이나 침입이나 데이터 변조가 끼어들 틈이 없는 구조 속에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이 계속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기술적 문제라기보다 정치적 불신과 사회적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정치적 진영 간의 불신이 깊어질수록 상대의 승리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워지고, 그 과정에서 의심과 추측이 사실처럼 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여러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정선거참관단의 확대다. 선거 과정에서 일반 국민들이 궁금해하거나 오해할 수 있는 모든 선거관리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서 작년 제21대 대통령선거 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 실시한 공정선거참관단 제도를 이번 지방선거부터는 전국 시도 단위로 확대 운영한다. 또한 행낭식 관내사전투표함 받침대를 흰색 플라스틱에서 투명하게 변경하여 받침대 안의 투표함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선거 관리의 절차를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 공개하고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거 절차에 대해 알리겠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선거, 보이지 않는 통신망 너머에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약속과 철저한 보안이 담겨 있다. 이제 막연한 의심보다는 우리가 만든 시스템에 대한 신뢰로 소중한 한 표를 반드시 행사해서 투표 결과에 반영되길 기대해 본다.
문준혁(의령군선거관리위원회 선거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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