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美·이란 협상결렬… 韓경제 또 ‘먹구름’

장우진 2026. 4. 1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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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첫 종전 협상이 결렬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소와 국제유가·환율 정상화를 기대했던 한국 경제에 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JD 밴스 부통령은 협상 후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핵무기 포기 약속에 대한 확신을 얻지 못했다며 결렬 이유를 설명했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역시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문제 등 2∼3개 주요 이슈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가 불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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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호르무즈 입장차에 합의 도출 실패
2주내 타협안 못 찾으면 韓 재정압박 심화
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에 산업위기 우려
WB “격화·장기화땐 사태 걷잡을 수 없어”
미국 대표단(왼쪽)과 이란 대표단 [AP·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첫 종전 협상이 결렬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소와 국제유가·환율 정상화를 기대했던 한국 경제에 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미국과 이란 정부는 11∼12일(현지시간)에 걸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21시간 동안 마라톤 종전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 도출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 발표를 종합하면 이란의 비핵화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JD 밴스 부통령은 협상 후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핵무기 포기 약속에 대한 확신을 얻지 못했다며 결렬 이유를 설명했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역시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문제 등 2∼3개 주요 이슈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가 불발됐다고 밝혔다.

일단 쟁점과 입장차를 확인한 것은 성과였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인 만큼 휴전을 약속한 2주 내에 극적인 타협안을 만들지는 미지수다. 만약 오는 22일까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이는 세계는 물론 중동발 원유 의존도가 70%에 이르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한다.

일단 정부 차원에서는 재정 압박이 한층 더 심해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정부는 일단 지난 11일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고, 소득 기준 하위 70%에 최대 60만원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민생 경제 충격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이번 추경 예산은 반도체와 증시 호조에 따른 추가 세수 25조원으로 국채 발행 없이 마련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초과 세수로도 역부족이다.

여기에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이슈는 전 산업계를 마비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한 달 넘게 중동사태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행 유조선 7척의 통항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 출발 소식이 없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가진 원유 재고 등을 최대한 확보해 5월까지는 정부 비축유를 방출하지 않고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장관의 인터뷰 직후 미·이란 협상 불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부는 5월 이후까지 걱정해야 할 지경에 놓였다. 당장 호르무즈에 묶인 유조선에 있는 1400만배럴이 출발해도 이달 말에야 들어오고, 이 물량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1주일(일 평균 290만배럴 사용 전제)도 채 되지 않는다.

여기에 추가 중동산 원유 확보와 국내 유입까지 최소 1달 이상은 더 걸릴 것이 불가피하고, 여기에 달러 당 1500원까지 치솟을 환율과 배럴 당 100달러 돌파가 거의 확실시 되는 국제유가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

청와대는 주말임에도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비상경제 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재정경제부, 외교부,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중동사태 대응 방안을 종합 점검했다. 이들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결렬 상황을 공유하고 부처별 대응 현황도 살펴봤다.

이와 관련, 세계은행(WB)은 최근 전쟁이 조기 종료되더라도 세계 경제 성장률이 0.3~0.4%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아자이 방가 WB 총재는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협상이 결렬돼 분쟁이 격화할 경우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깊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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