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90만 원 인상"... 매서운 '칩플레이션'에 소비자 등골 휘청

홍인택 2026. 4. 1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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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과 스마트폰, 게임기 등 주요 전자기기들이 출시된 뒤 일제히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3~S25 시리즈까지 3년간 출고가를 동결하다 반도체 칩 인상 등 여파로 올해 출시한 S26 제품군 가격을 올린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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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출고가 오른 노트북 '재인상'
휴대폰, 게임기도 가격 인상 '뉴노멀'
애플 '가성비 공세'도 지속 가능성 의구심
6일 서울 용산구 선인상가 컴퓨터 매장에 노트북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노트북과 스마트폰, 게임기 등 주요 전자기기들이 출시된 뒤 일제히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인공지능(AI) 붐으로 반도체 칩 품귀 현상이 심해져 전자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칩플레이션' 영향이다. 당분간 칩 몸값이 더 치솟을 걸로 예고돼 소비자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12일 전자제품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가격 인상에 따라 주요 전자제품 가격이 10~30% 인상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들어 일부 노트북 가격을 40만 원가량 인상했다. 2026년형 '그램 프로 AI' 16형 제품은 올해 1월 출시 때 출고가 314만 원에서 석 달 만에 354만 원으로 올랐다. 전년 출시 동종 모델의 출고가(264만 원)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가격이 33.5% 상승한 셈이다. 삼성전자 노트북인 갤럭시북6 시리즈 가격도 이달 들어 모델 사양에 따라 적게는 17만 원에서 최대 90만 원까지 올랐다. 해외 중저가 브랜드 제품도 마찬가지다. 대만 전자제품 제조사 에이수스는 올 1월부터 노트북 가격을 20% 안팎으로 올렸고, 미국 HP와 델도 2분기(4~6월) 중 인상할 예정이다.

그래픽=김대훈 기자

전자기기가 출시된 뒤 가격이 치솟는 '이상 현상'은 품목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7' 및 '폴드7' 시리즈는 이달 각각 9만4,600원 올랐다. 중저가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던 중국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샤오미는 전날 주요 제품 가격을 200위안(약 4만 원) 인상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도 지난달 일부 모델 가격을 400위안(약 8만 원) 올렸다. 소니는 2024년 출시한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 프로'를 지난달 899달러로 20% 올려 팔고 있다.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애플 명동 매장에서 고객들이 애플 신제품인 '맥북 네오'를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칩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거란 시장조사업체들의 전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D램 가격은 전 분기보다 50% 이상 상승했고, 낸드플래시메모리 가격은 90% 이상 상승했다. 2분기에도 D램 등은 치솟을 걸로 예상됐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가성비'를 내건 애플의 보급형 제품 판매 전략 선회 여부도 시장의 관심사다. 애플은 지난달 공개한 보급형 모델 '아이폰 17e'를 전작과 같은 99만 원에 출시하고 기본 저장 용량은 두 배로 늘렸다. 칩플레이션에도 되레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3~S25 시리즈까지 3년간 출고가를 동결하다 반도체 칩 인상 등 여파로 올해 출시한 S26 제품군 가격을 올린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애플이 올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 18 시리즈에도 원가 부담을 떠안으며 시장 점유율을 늘릴 거란 관측이 있었지만, 칩 수급 변화에 따라 가격을 올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보급형 노트북인 '맥북 네오'도 아이폰용 'A18 프로' 칩 재고를 활용해 99만 원(256기가바이트 용량 기준)에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는데, 칩 재고가 고갈되면 가격을 올려 양산하거나 수지타산이 안 맞으면 저가형 모델을 단종할 것이란 일각의 관측이 나온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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