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돈이 돌게끔 투자­-일자리 선순환 구조 만들 것”

이미지 기자 2026. 4. 12. 18: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태한 경남은행장 취임 1주년 인터뷰
도내 대기업과 금융협력 확대
“지역 협력사 동반 성장 중요”
경기침체 장기화 흐름 속
업종별 맞춤 관리도 늘려
금융취약계층 지원도 확대
김태한 BNK경남은행장이 9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본점 은행장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내수 회복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금리 상승세가 길어지면서 경남지역 체감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매출 둔화와 비용 증가 등 '이중 부담'에 직면했고, 최근 중동 전쟁 불안까지 겹치며 대내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금융 역할은 중요해진다. 특히 지역 자금을 공급하고 순환시키는 지방은행 기능은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핵심축으로 꼽힌다.

이달 취임 1주년을 맞은 김태한(57) BNK경남은행장은 "지금은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금융으로는 부족하다"며 "지역 안에서 자금이 돌고,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정성 지표 개선 흐름

"출근길에 마산회원구 합성동을 지나면 빈 점포가 눈에 띄게 늘었고, 택시기사들도 손님이 없다며 하소연을 많이 한다."

김 은행장은 인터뷰 도중 잠시 말을 멈췄다 다시 입을 열었다.

그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신용 위험은 이전보다 높아졌다"며 "금리 상승 장기화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일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현금흐름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실제 경영 지표에 이런 흐름은 반영됐다. 경남은행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9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많았지만 지난해 초 도내 기업 등 거래 기업 부실로 말미암은 대손충당금 규모가 컸던 탓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김 은행장은 "1분기 원화대출금이 1조 3000억 원 이상 늘었고, 핵심예금 기중평잔도 11조 원에 근접하는 등 안정적 자산의 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은행은 지난 1일 방위산업공제조합과 '방산기업 상생 금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김태한(왼쪽) 은행장과 장금용(가운데) 창원시장권한대행, 김희철 방위산업공제조합 상근부이사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남은행

그는 "도내 방산·조선 등 일부 주력 업종은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반면 철강·석유화학 연관 업종이나 내수 의존도가 높은 도소매, 숙박·음식점, 부동산 경기와 연결된 일부 업종은 부담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금흐름 악화가 지역경제 전반 위기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 김 은행장은 업종별 체감 경기가 크게 엇갈린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도 획일적 접근이 아니라 정교한 대응이 필요해졌다.

김 은행장은 "이럴 때일수록 지역은행 역할이 더 중요한데, 단순히 건전성 수치 중심의 여신 운용을 하기보다는 기업의 자금 사정과 업황을 더 세밀하게 살피며 앞서서 관리하고 있다"며 "단순 여신 운용을 넘어 기업별 자금 사정과 사업현황을 반영한 맞춤형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경제 성장 위한 금융

경남은행 해법은 '지역형 생산적 금융'이다.

김 은행장은 인터뷰 내내 이 개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적 금융은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실물경제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자 지역 내 기업의 투자 수요를 발굴해 설비 확충과 기술 개발로 연결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과 고용이 증가하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 성장은 다시 지역 소득과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금융 수요 확대와 재투자로 연결된다.

그는 "지역 안에서 돈이 돌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 이런 시도가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방위산업공제조합과 협약을 맺고 금융권 최초로 5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것. 지역 방산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

또 대기업과 금융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와 거래를 시작하고 운영자금 지원에 나섰다. SMR 상용화와 가스터빈 사업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 지원으로, 지역 협력업체까지 파급 효과가 이어지는 구조다. 김 은행장은 손가락으로 사례를 꼽으며 "지역 산업과 연결된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기업과 지역 협력업체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과의 협력은 또 다른 축이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진주혁신도시에 있는 한국남동발전과 200억 원 규모 협력자금을 조성해 지역 기업 지원에 나섰다. 이 자금은 협력기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창업기업, 일자리 창출 기업 등에 활용되고 있다.

"꾸준한 우상향이 목표"
김태한 경남은행장이 지난해 4월 BNK경남은행은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행기를 흔들고 있다. /경남은행

경남은행은 성장 중심 생산적 금융과 함께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금융'도 병행한다. 오랫동안 경남은행을 지지하는 시니어 금융소비자 특성을 고려해 안정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와 맞춤형 금융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 활황 등 금융시장 변동성 속에서 기존 예·적금을 깨서 증시로 돈을 옮기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경남은행 자금 이탈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은행장은 "오랜 기간 거래를 이어온 지역 금융소비자와 시니어 비중이 높아 안정적인 예금 자산 선호로 주거래를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 같은 관계형 금융이 수신 기반을 안정적으로 지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방은행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금리 변화로 순이자마진(NIM)은 축소되고 있고, 시중은행과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김 은행장은 "시중은행이 부울경에서 적극적으로 영업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짧게 말했다. 잠시 후 "은행의 성장과 양호한 경영성과 불확실한 경기 상황 속에서 안정적인 건전성 관리 등 챙겨야 할 경영 현안은 많지만, 언제나 최우선 순위는 지역과 금융소비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향성만큼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김 은행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 BNK금융그룹에서 젊고 혁신적인 감각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았다. 그는 '젊음'을 업고 친근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도내 120여 개 영업점을 찾아 막내 직원까지 직접 만나며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임직원들이 제안한 300여 건의 개선 과제도 매월 점검하고 있다. "손품, 발품, 마음품, 세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고 했다.

주말이면 온천에 들러 몸을 풀고 다시 현장으로 향한다는 김 은행장은 인터뷰 끝머리에서 재차 강조했다.

"환경은 계속 변하겠지만, 지역과 금융소비자를 최우선에 두겠다는 방향성은 변하지 않으며 꾸준히 우상향을 달성하겠다."

김 은행장은 1996년 경남은행에 입행해 창원대로지점장, 여신심사부장, 영업부장, 여신지원본부장, 기업고객그룹장, 투자금융그룹장 등을 맡았다.
김태한 BNK경남은행장이 9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본점 은행장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