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편들기' 오해까지…이 대통령 SNS 발언에 이스라엘 발끈

조영빈 2026. 4. 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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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지적한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이 한국과 이스라엘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10일(현지시간) 공식 X 계정을 통해 "홀로코스트 추모일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을 했다"며 "받아들일 수 없고 강력한 규탄(condemnation)을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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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 대통령 발언 규탄" 날 선 반응
"인류 최악 범죄 홀로코스트 비유는 비약"
친이스라엘 미 행정부에 오해 살 수 있어
"韓, 이스라엘 자제 언급도 필요" 견해도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엑스(X)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아동을 학대한 후 지붕에서 던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의 행태를 비판하며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 X 캡처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지적한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이 한국과 이스라엘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보편적 인권'에 대한 메시지였다지만, 홀로코스트(2차 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문제의 민감성과 중동 정세에 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한미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논란은 이 대통령이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 병사가 팔레스타인 아동을 지붕에서 떨어뜨렸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영상을 공유한 이 대통령은 "우리가 문제 삼는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 없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10일(현지시간) 공식 X 계정을 통해 "홀로코스트 추모일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을 했다"며 "받아들일 수 없고 강력한 규탄(condemnation)을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규탄은 우려(concern)나 개탄(deplore)이란 표현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 사용하는 가장 강력한 외교적 표현이다.

이스라엘의 초강경 대응의 1차적 원인으로는 이 대통령의 홀로코스트 관련 발언이 지목된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12일 "유대인 사회뿐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 홀로코스트는 인류가 저지른 최악의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며 "이를 진위가 불명확한 이스라엘군 행동에 비유한 것은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영상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이던 2024년 9월 서안지구에서 촬영된 것이다. 하지만 던져진 시신은 아동이 아니었고, 민간인 대상 행위였는지도 현재까지 불명확하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이스라엘의 레드라인 격인 홀로코스트를 가짜뉴스상의 행위와 동급에 놓으면서 이스라엘의 반발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2017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한국이 이란 편에 선 게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스라엘 외무부 성명을 재반박한 11일 X에 "아무 잘못 없는 우리 국민들께서 뜬금없이 겪고 있는 엄청난 고통과 국가적 어려움을 지켜보는 마음이 매우 불편하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을 향해 고유가 등 경제 난국을 부른 전쟁 책임을 우회적으로 물은 셈이다.

장 센터장은 "글로벌 경제 타격의 책임을 따지자면, 호르무즈해협을 무력으로 봉쇄한 이란에도 있다"며 "이 대통령 발언은 자칫 한국이 이란에 경도됐다고 판단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막강한 실력자들은 물론 마가(MAGA) 역시 친(親)이스라엘"이라며 "이 대통령을 향한 이스라엘의 인상이 '한국 지도자는 역시나 반(反)미국, 반이스라엘'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이스라엘에 대한 필요한 지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달승 한국외대 교수는 "이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각국이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지도자 차원의 이에 대한 언급이 한 번쯤은 있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논란 확산에 외교부는 수습에 나섰다. 외교부는 11일 X계정을 통해 "이스라엘이 (이 대통령 메시지를) 잘못 이해해 반박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면서도 "홀로코스트로 인한 이스라엘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에 늘 마음을 함께 하고 있으며, 홀로코스트 피해자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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