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광장] 오만하지 않는 오만(Oman)의 원칙준수를 지지한다

오만이 호르무즈해협의 통행료 부과 및 이익공유 제안을 거부했다. 해협 남측의 연안 국가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데도 국제법을 준수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국과 이란의 압박, 엄청난 경제적 수익에도 불구하고 '원칙준수'를 선택한 오만의 용기에 지지를 보낸다.
미·이란·이스라엘 간 무력충돌과 그 여파로 발생한 호르무즈해협 봉쇄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국제해양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역사적 사건이다. 특히 전쟁 당사국들이 종전 협상 과정에서 해협 통행료를 공동 징수·배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사실은 국제법 질서의 본질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상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오만이 취한 결단은 정당하고 전략적으로도 합리적이다.
우선, 국제규범을 준수한다는 원칙을 지켰다. 오만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 가입국으로서 협약상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법적 의무를 넘어 국제사회에서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다. 호르무즈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로이고 국제법상 '국제해협(international strait)'에 해당한다. 국제해협은 모든 국가의 선박과 항공기에 대해 '통과통항권(transit passage)'이 보장된다. 이는 단순한 무해통항권보다 훨씬 강력한 권리로, 연안국의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항행할 권리를 의미한다. 즉, 이란이든 미국이든 특정 국가가 해협을 봉쇄하거나 통행료를 부과하는 행위는 위법이다. 통행료 징수를 강제하는 해당국은 통과통항권 침해, 해역의 사유화 시도, 국제항행의 자유 원칙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해적'이고 '해적질'이다.
둘째, 자연해협인 호르무즈해협의 법적 지위를 수호했다. 호르무즈해협은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와 같은 인공수로가 아니다. 인공수로는 건설·유지 비용을 이유로 통행료 부과가 가능하지만, 자연해협은 특정 국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해상 통로이다. 전쟁 당사국이 군사적 우위를 기반으로 해협을 통제하고, 통행료를 징수한 뒤 분배한다는 발상은 국제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강제력에 의한 경제적 수탈행위는 국제법상 금지된 '경제적 강압'에 해당한다. 특히 호르무즈해협의 선례가 말라카해협이나 바브엘만데브해협 등에서 유사한 시도로 이어지면 글로벌 해상 교통망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장기적인 국익의 관점에서 합리적이다. 당장은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징수가 경제적 이익에 부합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오만해협 안정성과 오만의 국제적 신뢰를 추락시킨다. 지난 3월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결의 2817(2026)호 제8항'은 "호르무즈 해협에 '통과통항' 또는 '자유항행'이 적용되며, 이러한 적법한 통항을 방해하는 행위는 국제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명시했다. 오만의 결단에 따라 해협 중간선 오만 측 수역에 대한 이란의 관할권 행사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판단은 그동안 해적 퇴치 및 해상 안전 확보를 명분으로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면서 명분과 이익 사이를 오가던 미국을 "항행의 자유 수호" 원칙으로 돌려세웠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및 통행료 징수 방침에 대해 "그렇게 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 그건 공해(公海·international water)"라는 언급이 그 방증이다. 만약 미국이 이란과 통행료를 공유한다면 국제법적 정당성 상실, 동맹국 신뢰 약화, 해양 패권국으로서의 규범적 리더십 붕괴라는 전략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오만은 원칙준수 선언으로 오만의 전략적 위치를 각인시키고 국제적 위상을 제고시키는 전기를 마련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차례이다. 대한민국도 원칙을 지키고 행동해야 한다. 억류된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을 위해 국가가 책임을 다해야 할 때이다. 국제수로기구, 유엔안전보장이사회와 더불어 호르무즈해협에 억류된 선박, 선원들의 선적국가들과 안전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2019년 미국 주도로 창설된 '호르무즈 호위연합체(IMSC)'와 같은 형태의 '동아시아형 해양수송로 안전 네트워크' 구축을 주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평양에 간 중국 외교부장 왕이, 베이징에 간 대만 국민당 주석 정리원을 서울로 소환하고, 일본의 다카이치 총리를 비롯하여 호르무즈해협이 막혀 고통을 받는 아세안 국가들의 수장들을 서울로 청하여 함께 호르무즈를 뚫어야 한다. 그래야 5월 예정된 시진핑-트럼프 회담의 시선을 대한민국으로 쏠리게 할 수 있고 호르무즈해협도 시원하게 뚫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