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쇼크 단기 그칠듯 … 금융자산 주식 비중 확대를"

문일호 기자(ttr15@mk.co.kr) 2026. 4. 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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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서울머니쇼 내달 7일 개막
미리 들어본 황금비율 분산투자

100만원이 넘는 재테크 세미나를 찾아다니던 대기업 김 모 부장(46)은 오는 5월 7일 개막하는 '2026 서울머니쇼'를 정조준하고 있다. 커피 한 잔 값(월 5900원)이면 국내외 최고 재테크 고수들의 50개 세미나를 들을 수 있어서다. 김 부장은 "깊이 있는 투자 정보를 다양하게 듣고서 연사들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있어 10년째 참가 중"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과 같은 개인투자자에게 이번 머니쇼는 또 한번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의 기회를 준다. 머니쇼까지 기다리기 어려운 투자자들을 위해 매일경제가 자산 포트폴리오 대가들과 사전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달 7~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이번 머니쇼에 나오는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상무)·박성진 이언투자자문 대표·박순현 SC제일은행 자산관리상품본부장은 "중동 전쟁은 단기 쇼크다. 국내 주식 등 위험자산을 서서히 늘릴 때"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과 박 대표는 국내 주식, 유 상무는 미국 등 해외 주식, 박 본부장은 채권 등 안전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반 투자자들을 향한 실전 투자 전략은 놀랍게도 비슷했다. 이들은 "향후 유가는 사이클을 타고 다시 내려오겠지만 인공지능(AI) 시대로 인해 공급이 부족한 반도체는 사이클 없이 쭉 갈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자산별 투자 비중에 대해 말을 아꼈던 김 센터장은 이번 머니쇼 예비 참관객들을 위해선 '황금비율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한국 주식 45%·미국 주식 20%를 먼저 담고, 한국 채권 20%와 예·적금 15%로 채우라고 조언했다.

김 센터장은 "전쟁의 양상보다는 장기화 여부가 중요하다"며 "4월 중 전쟁이 마무리된다면 글로벌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어서 미국이 공격적 긴축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여기서 공격적 긴축은 금리를 높인다는 뜻이다. 김 센터장의 논리는 '종전 이후 금리 인하→반도체 등 정보기술(IT)주 비용 감소→IT 비중 높은 한국 주식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국내 가치투자자들을 이끌고 있는 박 대표는 매일매일 바뀌는 전쟁 양상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전쟁 쇼에 신경 쓸 시간에 저평가된 개별 기업은 없는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인들의 돈만 받아 굴려주는 '패밀리 오피스'를 운영하며 고객과 마음 편한 장기 투자의 길로 접어든 지 오래다.

박 대표는 "유가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예측하기보다는 이러한 외부 변수에 얼마나 내성이 있는지 판단한다"며 "(내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전쟁으로 이익이 훼손되는 기업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전쟁이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유망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100% 주식이어야 한다고 믿지만 향후 주가가 더 떨어질 수도 있어 20%의 현금(예·적금)을 갖고 있다가 저가 매수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서학개미 전도사'인 유 상무는 4월 들어 미국 우량주 지수 S&P500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는 것이 '중동 전쟁이 끝물'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제시한다. 그는 "기업 이익 성장·고용·제조업 지표 등 실물 데이터가 여전히 안정적 흐름이어서 미국 시장이 반등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예외지만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서 석유 의존도가 과거보다 크게 낮아져 경기 침체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엔 소비 둔화와 기업 이익 하락으로 이어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물가 상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고 전했다. 그래서 유 상무가 내린 결론은 여전히 미국 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주식 80%다. 나머지 20%는 채권(15%)과 금(5%)이다. 그는 "지금 투자 시장 국면은 위험을 회피하기보다는 겁먹어서 빠진 주식을 선별하는 구간"이라며 "높은 이익 성장에도 과도한 하락을 보여준 AI 소프트웨어·반도체·데이터센터 관련주는 향후 높은 가격 반등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본부장은 '게임이론'에 따라 전쟁의 양상과 투자 시장 예상 경로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그래도 다른 머니쇼 대가들과 결론은 비슷하게 모아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고용 지표를 통화 정책의 핵심 지표로 본다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전쟁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미국 고용 둔화 여부"라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2026년 하반기에 두 차례 금리 인하가 나올 것이며 주식의 투자 가치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채권 자산의 경우 인플레이션에 취약해 당분간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본부장은 "최근 채권 금리 상승(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유럽과 일본이 물가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 국채보다는 우량 회사채가 낫다는 의견이다.

박 본부장은 미국 빅테크와 국내외 반도체 주식은 당분간 주가가 우상향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지난 2월 아마존·오라클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두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며 "당시 발행 규모의 4~5배에 달하는 응찰이 이뤄져 빅테크의 재무건전성 문제는 거의 없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빅테크가 AI 관련 투자의 '주포'이므로 이들이 꾸준히 자금 조달에 나서게 되면서 AI 시장을 이끌고, 이는 미국 주식시장을 다시 우상향 구도로 돌려놓는다는 뜻이다. 그는 "미국 빅테크는 글로벌 AI 산업 사이클에 있어 반도체·전력기기 등 AI 인프라스트럭처의 주요 수요처임과 동시에 AI 서버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핵심 공급처"라며 "전쟁으로 인해 나타난 빅테크 주가 하락을 비중 확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봤을 때 코스피는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AI 시대 핵심 K반도체는 이익과 주가가 함께 상승하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코스피는 PBR 기준으로 1.4~1.5배 수준이라서 모든 업종이 저평가 상황인 데다 밸류업 등 정책 수혜가 이어져 미국 대비 상대적 강세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두루뭉술하게 업종을 얘기하지 않고 종목까지 찍어줬다. 그가 저평가됐다고 예시를 든 두 국내 주식은 GS건설과 세아제강지주다. 2025년 말 PBR 기준으로 각각 0.63배, 0.48배로 회사 청산가치(1배)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 대표는 "GS건설은 과거 부실 시공 이미지와 유가 상승 우려 등 비용 증가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세아제강지주를 언급한 것에 대해선 "유가 상승으로 신재생에너지 관련 머니 무브가 포착된다"며 "이 지주사는 해상풍력의 하부 구조물인 '모노파일'(해저에 막는 강관 기둥)에 쓰이는 강관 수요와 실적이 비례하기 때문에 주가가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지주사는 올해 들어 4월 10일까지 80% 넘게 올랐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금(金)을 담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 세계가 통화(돈)를 마구 찍어대는 상황에서 희소성을 보유한 금의 가치는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쟁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 금이 유일하게 오를 수 있는 자산"이라고 밝혔다. 박 본부장이 대가 4인 중 가장 높은 비중으로 금(7%)을 추천했다. 그는 "금값은 기술적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온스당 4100달러)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유사하게 탈달러 기조와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사재기하는 상황이 진행될 경우 금 가격은 다시 한번 대세 상승기를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상무는 "금을 가져가되 그 비중은 다소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금은 인플레이션과 지정학 리스크를 동시에 반영하는 자산"이라면서도 "금값은 이미 많이 상승해 고점 부담이 있는 데다 이자를 창출하지 못하는 자산이란 한계 때문에 주식 상승기엔 그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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