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시간 되돌려 시력 되찾는다”…세계 첫 ‘회춘’ 인체 임상 돌입 [사이언스라운지]
실리콘밸리 거물들 수조원 베팅
암 유발 부작용 줄이고
안전성 확보해야 상용화 가눙
![[픽사베이]](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2/mk/20260412161503295ozjo.png)
생쥐 실험에서 시작됐던 이 발견이 마침내 인간의 노화를 되돌리는 세계 최초의 인체 임상 시험으로 이어진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세포 발달 단계를 되돌려 노화된 조직과 장기를 젊게 만드는 ‘부분 리프로그래밍(partial reprogramming)’ 기술이 올해 첫 인체 임상 시험에 들어간다고 최근 보도했다. 인간의 늙은 세포를 안전하게 젊은 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세포를 완전히 초기화하는 대신, 야마나카 인자를 짧은 시간 동안만 켰다가 끄는 방식에 주목했다. 2016년 미국 살크 연구소의 후안 카를로스 이즈피수아 벨몬테 연구팀은 생쥐에게 이 인자들을 주기적으로 껐다 켜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조기 노화 질환을 앓는 쥐의 수명이 연장됐고 일반 늙은 쥐의 손상된 근육과 췌장 조직의 재생 능력이 향상됐다. 세포가 자신의 원래 정체성(기능)을 잃지 않으면서도 나이만 젊어지게 만드는 ‘부분 리프로그래밍’의 가능성이 입증된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난관은 암 발생 위험이었다. 야마나카 인자 중 ‘c-Myc’ 단백질은 과도하게 발현될 경우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루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은 c-Myc를 제외한 3개의 인자만을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연구에 참여했던 미국 생명공학기업 리쥬버네이트 바이오(Rejuvenate Bio)의 노아 데이비슨 최고과학책임자는 “솔직히 쥐에게 3가지 인자를 주사한 뒤 죽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종양은 생기지 않았고 오히려 수명이 연장됐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인체 대상 첫 임상 시험의 테이프를 끊는 곳은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기업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Life Biosciences)다. 루 박사의 지도교수였던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와 루 박사가 공동 창업한 이 회사는 녹내장 등 시신경 손상으로 시력을 잃은 환자의 눈에 바이러스를 이용해 암 유발 유전자를 제외한 3개의 야마나카 인자를 주입할 계획이다.
라이브 파이오사이언스의 샤론 로젠츠바이크-립슨 최고과학책임자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환자가 특정 항생제를 먹을 때만 유전자가 작동하도록 유전적 스위치를 달아 안전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임상은 녹내장 환자 최대 12명과 급성 시신경 손상(NAION) 환자 최대 6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최소 5년간 추적 관찰을 거친다. 원숭이 대상 사전 연구에서는 암이나 다른 유해한 부작용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최근 연구들은 부분 리프로그래밍이 DNA에 붙어 유전자 활동을 조절하는 메틸기 등 ‘후성유전학적(epigenome)’ 징후를 되돌리는 원리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지난 2월 학술지 뉴런(Neuron)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와 유사한 상태의 쥐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뇌 세포를 리프로그래밍한 결과, 기억력이 향상되고 질병으로 축적된 비정상적인 후성유전학적 표지가 정상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세포 종류마다 리프로그래밍에 반응하는 정도가 달라 심장 근육 세포에 맞춘 치료법이 주변 세포에는 암을 유발할 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전신이 아닌 건강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특정 세포군만 선별해 표적으로 삼는 정교한 기술이 요구된다.
일례로 스페인 세비야 대학의 아이다 플라테로 루엔고 신경생물학자는 뇌에서 뉴런을 돕는 별 모양의 ‘성상세포(astrocytes)’를 젊게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노화된 성상세포는 뇌 염증을 촉진하는데, 루엔고 박사는 “염증 과정에 관여하는 세포를 리셋하면 집안을 깨끗하게 유지해 뉴런이 더 잘 작동하게 돕는 셈”이라며 뇌 전체의 기능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하버드 의대의 바딤 글라디셰프 교수 역시 이처럼 핵심 세포군을 찾아내는 것이 회춘 연구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 글라디셰프 교수 연구팀은 젊은 쥐의 심장과 난소 등 장기를 늙은 쥐에게 이식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그 결과 젊은 장기가 늙은 쥐를 회춘시키긴커녕 오히려 늙은 체내 환경에 동화되어 더 빨리 노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라디셰프 교수는 “장기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보다 신체(환경)가 장기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분 리프로그래밍 방식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지지하지만, 아직 사람에게 유용할 것이라는 강력한 증거는 부족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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