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여 부디 편히"…눈물로 배웅한 완도 화재 두 영웅

전남일보·연합뉴스 2026. 4. 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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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잿더미 속 통곡
진화와 수색 작업 벌이는 소방 당국.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수습된 동료가 구급차에 실리는 순간, 현장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한 듯 무너졌다.

12일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 화재 현장.

치솟는 불길에 고립됐다가 숨진 동료가 구급차에 실리자 말을 아끼며 자리를 지키던 소방대원들 사이에서 참았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일부는 몇 걸음 다가섰다 이내 멈춰 섰고 또 다른 이들은 구급차 주변에 모여 선 채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쳤고 또 다른 이는 얼굴을 감싸 쥔 채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동료의 마지막 모습을 다시 확인하려는 대원과 이를 말리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차마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며 애써 다독여 보지만 밀려드는 슬픔과 허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구급차 문이 닫히고 차량이 천천히 현장을 빠져나간 뒤에도 그 자리에 남은 대원들은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인근 마을에 사는 한 60대 주민은 "불이 크게 난 상황에서 그 안으로 들어간 소방관에게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며 "소방관도 결국 사람인데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창고 내부에서는 붉은 화염이 천장까지 거세게 치솟으며 출입문과 창문 틈 사이로 쏟아져 나왔다.

검은 연기는 지붕 아래를 가득 채운 채 한꺼번에 밀려 나오듯 뿜어져 올랐고, 불길은 철판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번지며 건물 전체를 집어삼키는 듯한 기세였다.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뒤 찾아간 화재 현장에는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3시간여 만에 불이 꺼진 냉동창고 건물은 시커멓게 그을린 채 곳곳이 종잇장처럼 찢기고 뜯겨 있었다.

뜨거운 열기에 지붕은 내려앉았고 일부 처마는 뜯겨나가 뼈대가 그대로 드러났다.

열을 이기지 못한 얇은 철판은 심하게 일그러진 채 바람에 너덜거리며 위태롭게 흔들렸다.

이날 화재는 오전 8시25분께 발생해 약 3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내부에 진입했던 소방관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