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로 재생에너지 전환 빨라질까…‘금리 오르면 외려 주춤’

김남일 기자 2026. 4. 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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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는 가격 급등이 없고, 바람에는 금수 조치가 없다. 에너지 안보, 국가 안보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것이다."

화석연료의 지정학적 취약성이 다시 확인되면서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석유·가스 가격 상승이 오히려 재생에너지 전환의 구조적 제약이 될 수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 진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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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인플레로 발전비용 상승…석탄 사용 증가”
“전력망 인프라 구축·화석연료 사용 감축 노력 선행돼야”
제주도 해녀상 뒤 바다 위에 한림 해상풍력단지 발전기들이 보인다. 연합뉴스

“햇빛에는 가격 급등이 없고, 바람에는 금수 조치가 없다. 에너지 안보, 국가 안보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것이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지난달 중동 사태로 인한 석유·가스 공급망 위기와 가격 급등을 지적하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 6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화석연료의 지정학적 취약성이 다시 확인되면서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석유·가스 가격 상승이 오히려 재생에너지 전환의 구조적 제약이 될 수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 진단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전쟁으로 급등한 화석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이에 따른 금리 인상은 자본 조달 비용에 민감한 재생에너지 투자를 상대적으로 위축시킨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유미 산업탄소중립연구실 연구원은 에너지컨설팅업체 ‘우드 맥킨지’ 자료를 인용해 “금리가 2% 상승할 때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은 20% 오르는 반면 가스는 11%만 상승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특히 석유·가스 가격 상승은 재생에너지가 아니라 값이 싼 다른 국가의 가스나 석탄 수요를 키우고 있다. 실제 중동 사태 이후 석탄 국제 선물 가격은 아시아에서 13.2%, 유럽 14.2% 상승했다. 한국은 석탄 화력 발전량 상한을 해제했다.

보고서는 “지금까지 재생에너지 확대는 기존 에너지 ‘대체’보다 전체 에너지 수요 증가를 뒷받침하기 위한 에너지 ‘추가’였다”면서 “에너지 총수요 절감과 화석연료 사용 억제를 전제로 재생에너지 확대가 이뤄질 때 실질적인 에너지 전환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전력망 인프라 구축 △건물·산업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 △대중교통 투자 확대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을 제안했다. 다만 “재생에너지로 대체가 어려운 항공·해운 연료, 석유화학 원료 등으로 화석연료 역시 여전히 필수적”이라며 현실적이고 균형감 있는 에너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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