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동상, 방망이가 ‘뚝’… “HOF 만장일치도 한 표 차로 떨어지더니” 레전드 이치로의 레전드급 대응

심진용 기자 2026. 4. 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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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이치로가 11일 시애틀 홈구장 T모바일 앞에서 열린 자신의 동상 제막식에서 방망이가 부러진 동상을 보고 웃고 있다. 게티이미지

스즈키 이치로의 동상 제막식 ‘참사’가 벌어졌다. 동상을 덮은 천을 걷어내는 순간 방망이가 ‘뚝’하고 부러졌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던 사건이었지만 ‘피해 당사자’ 이치로가 오히려 웃어넘기며 명예의전당 선수다운 품격을 보였다.

시애틀은 이치로가 지켜보는 가운데 11일 홈구장 T모바일파크 앞에서 이치로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방망이를 곧추세우고 투수를 바라보는 현역 시절 이치로 특유의 타격 준비 자세를 형상화한 동상이었다. 팀 레전드 켄 그리피 주니어와 에드가 마르티네스가 동상을 덮은 천을 벗겼다. 이치로에 앞서 구장 앞 자신들의 동상을 세운 이들이다.

천을 벗기는 순간 사달이 났다. 천에 덮여있는 동안 멀쩡히 서 있던 방망이가 뒤로 꺾였다. MLB닷컴은 “천을 벗기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적었다.

이치로 스즈키(오른쪽) 동상 제막식에서 천을 벗긴 켄 그리피 주니어(가운데)와 에드가 마르티네스가 동상 방망이가 부러지는 사고에 이치로를 붙들고 웃고 있다. 게티이미지

천을 벗긴 그리피 주니어가 갑작스러운 상황에 난처한듯 웃으며 마르티네스의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그리피는 부러진 방망이를 보자마자 “내가 안 그랬어”라고 소리쳤다. 그의 동상 역시 과거 취객에 의해 방망이가 부러진 적이 있다.

이치로의 재치 있는 대응이 빛났다. 당황한 그리피와 마르티네스에게 다가가 두 사람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연설에서 “마리아노 (리베라)가 여기까지 와서 제 방망이를 부러뜨릴 줄은 몰랐다”고 농담했다. 폭소가 터져 나왔다. 뉴욕 양키스 마무리로 명예의전당에 만장일치 입성한 리베라는 현역 시절 강력한 커터로 숱하게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부러뜨린 투수다. 부러진 방망이로 만든 의자를 은퇴 선물로 받았을 정도다.

이치로가 웃음으로 상황을 넘겼고, 시애틀 구단도 유머로 승화시켰다. 시애틀 구단은 이치로 버블헤드 인형을 선착순 4만명에게 제공한다고 SNS로 알리면서 실제 인형 이미지 대신 방망이가 부러진 인형 이미지를 올렸다.

몇 시간 뒤 이치로 동상은 복구됐다. 이치로는 동상을 제작한 조각가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이치로는 “명예의전당 투표에 한 표 차이로 만장일치가 되지 못했고, 오늘은 방망이가 부러졌다. 아직 갈 길이 멀고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고 유쾌하게 다시 웃었다.

시애들 구단이 방망이 부러진 이치로 인형 이미지를 구단 SNS에 게시하고 제막식 ‘참사’를 유머있게 넘기고 있다. 시애틀 인스타그램 캡처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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