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준 작가의 픽션 장편 소설 ‘아, 단종’ 출간

서의수 기자 2026. 4. 1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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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에 쫓긴 단종 생존 가정…만주서 세력 재건 그려
금성대군 희생 서사 등 역사적 인물 재해석
청나라 기원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 제시
▲ 아, 단종1·2

픽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대중에게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지역사회 문화관광 상품으로까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비운의 왕 '단종'의 삶을 파격적인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장편 소설 '아! 단종'이 새롭게 출간됐다.

서용준 작가의 픽션 장편 소설 '아, 단종'은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사약을 받아 생을 마감했다고 알려진 단종이 사실은 끈질기게 살아남아 만주 벌판으로 향했다는 놀라운 가정에서 출발한다. 소설은 가장 먼저 세종대왕의 여섯째 아들이자 단종의 숙부인 금성대군의 숨겨진 행적에 주목한다. 야사에서 둔갑술에 능했다고 전해질 만큼 비범했던 금성대군이 삶을 도모할 수 있었음에도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그 의문이 단종을 위한 희생으로 풀어냈다.

금성대군이 스스로 죽음을 택함으로써 조카 노산군(단종)에 대한 세조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렸고, 그 틈을 타 단종이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다는 극적인 설정이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늘 역모의 중심에 거론되어야 했던 단종의 비애와 세종의 맏형 양녕대군이 왕위를 양보했던 과거의 궤적까지 촘촘하게 엮어내며 이야기의 깊이를 더했다.

소설의 진정한 묘미는 단종이 살아남은 그 이후의 행보다. 극적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막대한 보물을 얻게 된 단종은 이를 바탕으로 만주 일대에 흩어져 살던 유민들을 규합하기 시작한다.

과거 발해가 멸망한 후 그 유민들이 세운 부흥 국가인 정안국, 오사국, 후발해는 100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요나라에 무너지는 슬픈 역사를 겪었다.

저자 서용준은 중국의 만리장성 이북이 본래 거란, 여진, 말갈 등 우리 민족과 뿌리를 같이하는 이들의 땅이었음에 주목했다. 소설 속 단종은 곳곳에 흩어져 살아가던 발해 유민과 여진족을 하나로 묶어내며, 훗날 '청나라'로 이름을 바꾸게 되는 '후금(後金)' 건국의 결정적 발판을 마련한다. 즉, 대제국 청나라를 통치한 근간에 바로 우리 민족이 있었다는 장엄하고 가슴 뜨거운 세계관을 제시하는 것이다.

서용준 작가는 "손자인 민준이가 이 책을 재밌게 읽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하면서도 진심 어린 바람을 전하며, "패배하고 꺾인 역사에 머물지 않고, 상상력을 통해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드넓은 대륙을 호령했던 우리 민족의 웅장한 혼과 자부심을 가슴에 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대중문화계에 불고 있는 대체 역사 열풍 속에서 출간된 '아, 단종'은 단순한 역사 소설을 넘어,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민족적 긍지를 되살리는 뜻깊은 문화적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