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전세보증금 52억 가로챈 일당… 건축주, 집주인, 공인중개사였다 [주말 Q&&A]
경찰, 전세 사기꾼 일당 검거
공인중개사와 임대인도 가담
젊은이들 대상 조직적 범죄
피의자 49명 총 52억원 편취
적극적 제도 개선 나선 여야
임대인 정보 제공 법제화 속도
지난 10일 수도권 일대에서 전세사기를 벌인 일당 49명을 경찰이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22명의 전세보증금 총 5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 사기 일당 속엔 분양브로커뿐만 아니라 건축주, 집주인, 심지어 공인중개사도 있었다. 도대체 전세사기는 어디까지 진화한 걸까. 아울러 전세사기 피해를 막을 법안은 얼마만큼 탄탄해졌을까. 더스쿠프가 주말 Q&A에서 알아봤다.
![집주인과 공인중개사까지 동원해 전세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사진|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2/thescoop1/20260412144353220xtwt.jpg)
Q. 사기 일당 누구인가 = 지난 1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수도권 일대에서 전세 사기를 벌인 일당 49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22명을 상대로 전세보증금 총 5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일당은 건축주 2명, 분양브로커 4명,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38명, 바지 임대인 4명, 바지 임대인 중 전세 계약서를 월세 계약서로 위조한 피의자의 은닉을 도운 지명수배자 1명 등이다.
Q. 어떻게 사기쳤나 = 사기 방식은 비교적 간단했다. 이들은 범행 기간에 신축 오피스텔의 전세보증금을 매매가격보다 더 높게 설정해 임차인을 모으고, 전세보증금을 받자마자 보증금을 돌려줄 여력이 없는 바지 임대인에게 명의를 넘기는 수법으로 전세보증금을 가로챘다. 조직적으로 이른바 '깡통전세'를 만들어 넘긴 셈이다.
피해자들은 등기부등본이 깨끗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사기 사건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보증금을 돌려받을 시점이 돼서야 피해 사실을 알아차렸다.
주목할 점은 이같은 범행에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이 대거 개입했다는 거다. 이들은 가족 명의 계좌로 법정수수료의 10~15배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 임차인을 모집하는 역할을 맡은 분양브로커와 바지 임대인은 범행 1건당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600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분양브로커는 바지 임대인을 섭외하는 대가로 1건당 2400만~3600만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자료|서울경찰청, 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2/thescoop1/20260412144354521pcsw.jpg)
Q. 어떻게 검거했나 = 이번 경찰 수사는 2024년 8월 국토교통부의 의뢰로 시작됐다. 경찰은 1년 7개월의 추적 끝에 피의자들을 검거했다. 또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도주한 A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2년간 도주 중이던 지명수배자가 A씨의 은닉을 도운 걸 확인한 후 함께 검거했다. 다만 이번 검찰 송치 과정에서 구속된 건 A씨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 계약과 동시에 임대인이 변경될 경우, 계약 승계를 원하지 않는 임차인은 기존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나 이의를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면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피의자의 회유나 협박으로 인해 신고를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지 말고 신속히 신고한 후 법적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사회초년생과 대학생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전세사기와 민생침해 범죄 관련 수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Q. 전세사기 대책 어디까지 왔나 = 여야 정치권은 전세 사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전세 사기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에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야당 위원인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전세사기 근절을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공동으로 대표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3월 10일 국토교통부ㆍ법무부ㆍ행정안전부ㆍ국세청 등 정부 부처들이 국무회의 보고를 통해 발표한 '전세 사기 방지 대책'과 관련한 후속 입법이다. 임대차 계약 전 임대인의 권리관계를 예비임차인이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국토부 장관이 통합 시스템을 구축ㆍ운영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담고 있다. 통합 시스템을 기반으로 가공된 자료는 예비임차인과 공인중개사에게 제공된다.
![전세 사기 방지를 위한 법제화는 더딘 측면이 있다.[사진|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2/thescoop1/20260412144355817awik.jpg)
문제는 전세사기의 유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인중개사가 범죄에 연루되는 일도 부쩍 늘어났다. 최근엔 서울 서초구 반포지역 일대에서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하고 사적 단체를 조직해 비회원에게는 공동중개를 제한한 이들이 적발돼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좀 더 촘촘한 법망이 필요하지만 여야의 발걸음은 더딘 측면이 있다. 여야 정치권은 애초 '6개월에 한번씩' 전세사기피해자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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