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중동전쟁 가짜뉴스 급발진 비판에 ‘매국노’란 李…권력자 객기로 국민고통”

한기호 2026. 4. 1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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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무관 영상·왜곡논란, 이스라엘과 충돌
李대통령 “보편 인권 존중, 침략전쟁 부인돼야”
“정치·언론 매국행위…가르쳐서 극복할 비정상”
韓 “중동전쟁 덜컥 껴들고, 국익 말하니 매국노?”
“러우·양안 갈등엔 없던 주권·인권 관심 생겼나”
이준석 “국가수장이 무검증 선전영상 권위 부여”
“北 수용소·中 위구르탄압·露 부차학살 입장은”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팔레스타인 아동을 고문하고 시신을 내던졌다’는 취지로 수년 전 영상을 SNS에 공유해 ‘가짜뉴스’라는 이스라엘 외무부 반박에 부딪힌 이재명 대통령이 “매국노”와 “매국 행위”를 거론하며 국내 비판을 겨냥하자 야권에서 반발이 이어졌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4월 11일 경기 수원 팔달문시장에서 지지자와 시민들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대표는 12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국익을 위해 엮이지 말아야할 중동전쟁에 깜빡이도 안 켜고 덜컥 끼어들어놓고 그걸 비판하면 ‘매국노’라는 이 대통령. 우크라이나 전쟁 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자극하는 외교 정책을 펴서 두 나라가 충돌했다’고 했다. 중국 양안 문제에선 ‘여기도 셰셰, 저기도 셰셰하면 된다’고 했다”며 “그땐 다른 나라의 주권·인권에 관심없다가 이번에 갑자기 생긴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외국의 보편적 인권’ 대단히 중요하지만 ‘우리 대한민국 국익’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이 대통령 기준으론 ‘매국노’가 된다”며 “냉정한 국제정세 속에서 지켜내야 할 국익 앞에서 권력자가 객기 부리면 국민이 고통받는다. 국내정치용 객기 멈추시라. 이 정권은 이 대통령이 이렇게 잘못된 길로 기싸움 히듯이 갈 때 옆에서 말릴 사람 하나 없나. 김현지씨(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라도 말리시라”고 꼬집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11일) 글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에도 국익 감안해서 줄타기 외교를 했는데, 갑자기 급발진해서 이스라엘과 싸우나”라며 “이 대통령이 공유한 SNS는 신뢰성 없기로 알려진 가짜뉴스 온상이다. 거기 올라온 걸 사실과 다르게 대통령이 공유하고 사실이 아니란 게 밝혀져도 ‘그래서 뭐 어쩌란 거냐’는 식으로 기싸움하면 대한민국이 국제적 신뢰를 잃는다. 이 대통령 SNS 아무도 크로스체크 안해주나”라고 질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공식 X(엑스·옛 트위터)에 계정에 게재한 글.


앞서 이 대통령은 12일 오전 X에 글을 올려 “각국의 주권과 보편적인 인권은 존중돼야 하고, 침략전쟁은 부인되는 것이 우리의 헌법 정신이자 국제적 상식”이라며 “역지사지는 개인만이 아니라 국가 관계에도 적용된다. 내 생명과 재산만큼 남의 생명과 재산도 귀하다”고 말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정권 공습을 “침략전쟁”으로 규정했을 여지가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사욕을 위해 국익을 훼손하는 자들을 매국노라고 부른다. 매국 행위를 하면서도 나쁜 짓임을 모르는 이들도 많다. 알면서도 감행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전제해 “심지어 국익을 포함한 공익 추구가 사명인 정치와 언론 영역에서도 매국 행위는 버젓이 벌어진다”고 규정했다. “가르치고 극복해야 할”,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X에 IDF가 건물 위에서 시신을 떨어뜨리는 장면이 담긴 게시물을 공유하며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썼다. 다만 해당 영상은 2024년 9월 촬영돼 ‘실시간 영상’이라거나 ‘아동 고문살해’라는 원작자 주장도 거짓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추가로 글을 올려 “어떤 상황에서도 국제인도법은 준수돼야 한다”고 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후 X를 통해 “이 대통령이 홀로코스트 추모일을 앞두고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을 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고 강력한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2024년 사건을 들춰내 마치 최근 사건인 것처럼 왜곡해 인용했는데 문제의 사건은 이스라엘 군인들이 직접적인 생명의 위협에 직면했던 테러리스트 소탕 작전 중 발생했고, 2년 전 이미 (시신 훼손행위에) 철저한 조사와 조치가 이뤄진 사건”이라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다시 “끊임없는 반인권적·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의 지적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고 재반박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당대표가 지난 3월 3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논란 초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으로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의 아동학살을 주장하는 영상을 SNS에 공유하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며 “이스라엘이 휴전 및 정전 구도에 어긋나는 행보를 하는 것은 피해를 입는 우리 입장에서 비판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이 시점 등이 검증되지 않은 영상을 공유하는 것이면 안 된다. 영상의 촬영시점은 2년 전쯤으로 보이며 아동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전쟁 중엔 모든 당사자가 여론전을 위해 프로파간다(선전)성 영상을 대량 유포한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모든 무력 충돌에서 반복돼온 패턴이다. 영상의 진위, 맥락, 편집 의도를 독립적으로 검증하지 않은 채 국가 수장이 이를 유통하는 건 한쪽 진영의 정보전에 대한민국의 권위를 빌려주는 행위”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대통령의 SNS가 외교 채널이란 무게를 다시 한번 인식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타국의 영상을 공유하며 해당 국가를 공개 비난하는 선례가 생긴 것”이라며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참상은 유엔이 반인도범죄로 규정했다. 중국의 위구르족 대규모 수용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공식 확인했다. 러시아의 부차 민간인 학살은 이스라엘 사안보다 훨씬 명확하게 검증된 사건이다. 이 영상들도 대통령 SNS에 올리시고, 해당 국가들을 같은 강도로 비난하시겠느냐”고 보편적 잣대로 되물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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