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만개한 벚꽃이 전하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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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년보다 열흘 정도 일찍 만개한 벚꽃을 보려는 상춘객으로 주말 여의도 윤중로는 인산인해였다.
같은 시간 40년 넘는 수령 왕벚나무가 수놓는 인천대공원 1.2㎞ 벚꽃터널도 못지않게 북새통이었다.
4월 첫 주 미세먼지가 사라진 연수구 벚꽃로를 걸었다.
4월 두 번째 주말에 만개하던 벚꽃이 파란 하늘 아래 첫 주부터 눈부셨는데 눈을 크게 뜨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벚꽃으로 뒤덮인 도로에서 꿀벌 한 마리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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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빠르게 피는 까닭에 축제를 앞당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4월 첫 주 미세먼지가 사라진 연수구 벚꽃로를 걸었다. 주말이 아니라 그런지 상춘객은 드물었다.
4월 두 번째 주말에 만개하던 벚꽃이 파란 하늘 아래 첫 주부터 눈부셨는데 눈을 크게 뜨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벚꽃으로 뒤덮인 도로에서 꿀벌 한 마리 찾을 수 없었다. 꽃은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꽃가루를 수정할 벌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졌다더니 꽃샘추위 때문일까? 아파트단지와 근린공원에 까치와 까마귀가 짝을 찾는지 부지런히 울어댄다. 까치보다 작은 물까치가 하늘색 날개를 펼치며 무리 지어 이동한다. 곧 둥지를 짓고 짝짓기에 나설 모양이다.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올 무렵이면 먹일 애벌레가 눈에 띄어야 한다. 꿀벌은 보이지 않아도 다른 곤충은 겨울잠에서 깨어났을까?
작년 이맘때 인천 앞바다의 수온이 낮아 꽃게와 주꾸미가 잡히지 않았다. 예년 수확의 10분의 1에 그쳤다는데 올해는 괜찮은가? 작년이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더웠다고 발표한 세계기상기구(WMO)는 2023년이 최고였다고 덧붙였다.
가장 더운 여름을 보낸 우리 서해안의 수온이 예년보다 낮았다니 요즘 계절은 혼란스럽다. 캐나다 환경부는 올여름이 가장 혹독할 것으로 예측했다. 벚꽃이 서둘러 만개한 이유인지 모르는데 곤충은 근린공원 나뭇잎에 알을 붙이지 않았다. 잎사귀 펼친 나무가 드물다.
가지마다 연녹색이 번지는 나무도 있다. 물기 많은 땅에서 자라는 버드나무인데 지난달의 거친 가지치기로 둥지가 드러난 플라타너스는 여전히 앙상하고 가지 사이에 외롭게 남은 까치의 둥지가 애처롭다. 새들은 천적에 새끼가 노출되는 걸 꺼리는데 근린공원은 순서를 놓친 봄꽃들의 향연이 어색하다.
매화, 생강나무꽃, 개나리와 진달래, 목련과 조팝나무가 흐드러진 상황에 영산홍이 꽃봉오리를 펼치려 든다. 둥지를 짓느라 분주한 까치는 계절이 뒤죽박죽인 도시에서 새끼들을 제대로 먹일 수 있을까?
작년 이른 여름 계양산을 뒤덮은 붉은등우단털파리(일명 러브버그)는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날아왔다는데 올해도 날아올 것이다. 다행히 우리 생태계에 충격을 주지 않고 겨울을 견디지 못하므로 토착화되지 않았지만 날아오면 다시 번질 수 있다. 천적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란하던 주홍날개꽃매미는 잠잠하다. 황소개구리처럼 천적이 생겼다. 생태계 안에서 처리되면서 순환된다. 그렇듯 생태계에 다양한 생물이 존재하면 완충된다. 요즘 도시의 생태계는 단순하기 짝이 없다. 예쁜 품종의 꽃과 나무를 획일적으로 심고 농약으로 방제하면서 천적을 몰아낸 것이다. 그만큼 계절 변화에 취약해졌다.
아몬드와 바나나는 멸종위기다. 극도로 단순한 품종을 심자 질병에 쉽게 무너진다. 꿀벌도 비슷하다. 꿀을 많이 모으는 품종만으로 양봉한 결과인데 미국과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도 '집단 붕괴 현상'이 발생한다. 농약에 중독돼 집을 찾지 못하고 줄어든다. 꿀벌 없으면 농작물의 40% 이상 재배가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앞으로 양봉하려면 품종을 다양하게 보급하면서 밀원식물도 다채롭게 심고 관리해야 한다. 우리는 벚꽃놀이에 정신없을 뿐 꿀벌이 보이지 않는 현상을 눈치채지 못한다.
지난 2015년부터 기후변화가 2배 이상 빨라졌다고 독일의 기후 관련 연구소가 최근 밝혔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려면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산업의 화석연료 소비 감소가 시급하다.
시민과 지자체가 할 일도 중요하다. 도시와 마을에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다. 기후변화의 충격을 줄일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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