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이스라엘 비판’ 발언에 한국 시민사회도 호응···더 적극적인 비판 주문도

강한들 기자 2026. 4. 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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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이스라엘에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자 한국 시민사회가 호응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방법의 아쉬움을 언급하기보다는 내용에 동의하며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반응을 연달아 내놨다. 한국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참여연대는 12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이 지적한 사안은 이스라엘 국가권력이 자행하는 수많은 반인권적 범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대통령의 지적이 너무 늦었고 비공식적 형식이어서 아쉽지만,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외교적 부담’ 운운하는 부화뇌동을 멈추고 이스라엘 등이 자행하고 있는 불법 침략과 반인도범죄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도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2024~2025년 한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상임 이사국이었고,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스라엘에 책임을 제대로 물을 기회가 있었다”며 “늦었지만 집단학살과 전쟁 범죄의 가해자를 직접 거론하고 ‘보편적 인권과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더 열심히 찾아보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자 식민지배 역사를 공유하는 나라로서 책임 방기를 멈추고 적극적 행동으로 의지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X(구 트위터)에 이스라엘방위군(IDF)이 2024년 9월 전장에서 시신을 떨어뜨리는 장면이 담긴 게시물을 링크하며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썼다. 추가로 올린 글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국제인도법은 준수돼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 역시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로 지켜져야 한다”고 적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지난 11일 “이 대통령이 인용한 계정은 반이스라엘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이스라엘에 대한 거짓을 유포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며 반발했다.

이스라엘 측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지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불법구금, 고문 사실 등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됐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제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특별보고관은 지난달 23일자로 공개된 ‘고문과 대량학살’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고문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를 보면 2023년 10월 이후 이스라엘 당국은 최소 1500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1만8500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체포했다. 지난 2월 기준 924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구금 시설에 억류되어 있는데 이 중에는 노인, 장애인, 임신부 등도 포함됐다.

보고서에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구체적 고문’ 내용도 담겼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팔레스타인 구금자에게 소변을 뿌리고,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도 했다. 물고문, 수갑을 채운 채 장기간 매달아 두고 곤봉으로 구타하는 일도 있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 직원도 체포돼 고문을 받고 심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네제 보고관은 “특정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고문이 자행되고 삶의 조건을 파괴한다면 명백한 집단 학살 의도”라고 밝혔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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