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죽음을 대하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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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면서 23세에 등단한 소노 아야코가 80세에 펴낸 에세이이다.
그는 이 책에서 23편의 단상을 통해 회피와 슬픔의 대상이었던 죽음을 왜 삶의 한가운데에서 인식해보는 것이 필요한지, 어떻게 죽음에 대한 사유가 삶을 보다 의미있게 만드는지 펼쳐 보임으로써 우리의 삶에 존엄생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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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대하는 태도
소노 아야코 지음/김욱 옮김
책읽는 고양이/244쪽
1만8천800원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면서 23세에 등단한 소노 아야코가 80세에 펴낸 에세이이다. 그는 이 책에서 23편의 단상을 통해 회피와 슬픔의 대상이었던 죽음을 왜 삶의 한가운데에서 인식해보는 것이 필요한지, 어떻게 죽음에 대한 사유가 삶을 보다 의미있게 만드는지 펼쳐 보임으로써 우리의 삶에 존엄생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저자는 오늘날 현대적인 삶의 방식은 종종 시작과 과정에 대한 인식을 방해한다고 말한다. 그는 닭볶음 요리 과정을 그 예로 든다. 즉 우리가 떠올리는 닭볶음 재료는 마트에서 사온 포장육이다. 이때문에 종종 닭고기가 살아 있는 닭에서 시작됨을 망각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무엇이든 전체를 바라보기보다 익숙한 현상에 매몰되다 보면 자연스러운 인과를 놓치게 되는 일종의 함정이라는 것이다.
삶과 죽음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삶을 죽음과 연결하지 못할 때 죽음은 느닷없는 상실이지만, 삶에서 비롯되고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결과 즉 삶이 곧 죽음으로 가는 과정임을 인지하는 순간 죽음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맞이하는 현상을 넘어 역으로 삶을 더욱 능동적으로 살게 하는 확실한 동기가 됨을 역설한다.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마땅히 그래야 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에 저자는 죽음에 대한 관념이야말로 인간성의 회복이며, 각성이라 표현한다. 죽음을 떠올린다는 것은 샛길에 몰두해온 사람들마저 사색적으로 변모시키는 계기를 만든다. 인생에 있어 끝이 있다는 인식으로부터 인간은 삶의 본질에 다가선설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그래서 그는 죽음이라는 소멸을 향해 "자연스럽고 순수하게 이행"하는 자세를 멋진 노년으로 보며, 자연사가 찾아오는 순간을 통증·고통, 책임·부담으로부터의 "일종의 해방"으로 설명하고 있다.
소노 아야코는 80세이던 2025년 2월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했다.
송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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