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판 키우는 보험사…신사업인가, 적자 서비스인가

홍승해 기자 2026. 4. 1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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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워드 중심 구조에 수익모델 부재…“마케팅 비용만 늘어날 뿐”
데이터·손해율 관리 기대에도 규제 장벽…수익화 갈 길 멀어
/연합뉴스

국내 보험사들이 미래 먹거리를 찾아 헬스케어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현실은 ‘수익’보다 ‘비용 지출’이 앞서가는 형국이다. 고객 유치를 위한 포인트 지급 등 리워드 중심의 마케팅 경쟁만 치열해지면서, 신사업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비용 부담만 키우는 적자 서비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최근 네이버클라우드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 협력에 나섰다. 삼성생명과 AIA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도 모바일 앱을 통해 건강관리 리워드 서비스를 강화하며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다. 손보사들 역시 자회사 설립과 전용 플랫폼 구축을 통해 ‘사전 관리형 보험’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보험사들이 헬스케어에 공을 들이는 표면적인 이유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손해율 관리다. 고객의 질병 발생을 사전에 예방해 보험금 지급을 줄이겠다는 논리다. 특히 새 회계기준(IFRS17) 체계 아래서 중요성이 커진 계약서비스마진(CSM)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언더라이팅과 신상품 설계가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건강 상태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거나 맞춤형 보장을 제공하는 등 보험 상품 구조 자체를 바꾸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문제는 헬스케어 사업의 경제성이다. 현재는 보험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상당 부분이 걷기나 식단 기록에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직접적인 매출 창출보다는 고객 유치·확보를 위한 부가 서비스나 마케팅 비용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즉 실제로는 이용자 확대를 위해 제휴 할인과 포인트 지급이 반복되면서 비용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지만, 이를 통해 확보한 고객이 보험 가입이나 유지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 헬스케어 투자가 당분간 비용 부담만 키우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규제 장벽 또한 여전한 걸림돌이다. 건강 데이터는 민감 정보로 분류되기 때문에 활용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며, 비의료인의 건강관리 서비스 범위를 둘러싼 의료법과 충돌 가능성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데이터 결합을 통한 상업적 활용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보험사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중장기 리스크 관리와 미래 데이터 선점을 위한 전략적 선투자 단계”라며 “결국 보험 본업과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입증하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