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한 시인' 되고 싶었다던 나태주 시 세계로...'꽃을 보듯 너를 본다' 100만 부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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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기보다 '유용(有用)한' 시인이 되고 싶었다."
나태주 시인이 한 이 말은 그가 추구해온 시의 세계를 잘 말해 준다.
나 시인은 "나는 누구보다 독자의 존재를 강하게 인식한다"며 "시는 본래 1인칭 언어지만 그것이 2인칭, 다시 3인칭으로 확장될 때 살아 남는다"고 말했다.
이날 축하차 방문한 김승복 일본 쿠온출판사 대표는 "한국 시가 그동안 지역성과 특수성에 기대왔다면, 나태주의 시는 보편성으로 나아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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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기보다 '유용(有用)한' 시인이 되고 싶었다."
나태주 시인이 한 이 말은 그가 추구해온 시의 세계를 잘 말해 준다. 소망처럼 그의 시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위안의 메시지가 됐다. 거꾸로 위로를 받은 독자들의 사랑으로 그는 '국민 시인'으로 유명해졌다.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은 100만 부를 돌파했을 뿐 아니라 여러 나라 언어로 급속히 번역되면서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일 충남 공주 나태주풀꽃문학관에서 '꽃을 보듯, 너를 본다' 100만 부 판매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일본어판 번역자인 쿠로가와 세이코 씨와 유성호 한양대 교수(국어국문학)가 함께 북토크를 열어 나태주 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북토크에 앞서 나 시인은 인사말을 통해 "시를 잘 써 서가 아니라, 잘 쓰지 못해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66 년 시 인생을 더듬었다.
2015년 출간된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수천 편(현재는 5000여 편)의 그의 시 가운데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독자들이 자주 인용한 115편으로 구성됐다. '시인의 대표작은 독자가 선정하는 것'이라는 그의 생각이 올곧이 반영됐다. 나 시인은 "나는 누구보다 독자의 존재를 강하게 인식한다"며 "시는 본래 1인칭 언어지만 그것이 2인칭, 다시 3인칭으로 확장될 때 살아 남는다"고 말했다.
시집은 독자의 '공감 코드'를 촉발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시집으로 기록됐다. SNS를 통해 확산된 시가 다시 종이책 구매로 이어지는 흔치 않은 현상이었다. 시집 100만 부 판매는 '홀로서기'의 서정윤, '접시꽃당신'의 도종환이 활동하던 1970~80년대에나, 그것도 드물게 볼 수 있었다.

나태주 시는 이제 해외로 비상한다. 이미 일본,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에서 이미 번역·출간됐고 최근에는 러시아 및 헝가리에서 번역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해외 독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짧고 직관적이며 이해하기 쉬워 누구나 접하기 좋다. 사랑·기다림·감사·관용·존재의 소중함 같은 인간 보편 정서를 다뤄 국경과 문화를 넘는데 무리가 없다. 이날 축하차 방문한 김승복 일본 쿠온출판사 대표는 "한국 시가 그동안 지역성과 특수성에 기대왔다면, 나태주의 시는 보편성으로 나아갔다"고 말했다.
그의 시는 극도의 경쟁과 연결망(네트워크) 속 고립감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위안을 준다. 쿠로가와 씨는 북토크에서 "나 시인의 시는 소박하면서도 읽는 이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유용한 시인이 되겠다는 소망은 이런 방식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북토크 말미에 유 교수는 "충청 지역에는 서정시의 대표격인 '눈물의 시인' 박용래가 있는데 나태주 시인은 '웃는 박용래'에 가깝다"고 평했다.
나 시인은 "올해는 나에게 기적의 해"라며 공주사범학교 시절 시인을 꿈꾸기 시작한 이후 시 인생을 돌이켰다. 시 독학 과정을 설명하면서 "한국 시조에서 어법을, 중국의 당시에서 언어의 구성과 표현의 깊이를, 하이쿠(일본의 정형시)에서 간결함을 배웠다. 나의 시는 시조-당시-하이쿠 삼각형 안에 있다"고 말했다.
쿠로가와 씨는 "나 시인이 하이쿠의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는 오늘 처음 들었지만 번역하는 내내 시가 간결하면서도 불필요한 표현이 없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나 시인은 "(무명시절) 마이너의 삶을 살았는데 그럴 때마다 더욱 책과 시에 기대었다"며 "결핍과 실패, 외로움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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