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도 ‘선방’ 삼성·LG, 가전·TV ‘먹구름’
중국 공세·원가 부담에 수익성 둔화 우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분기 기준 역대급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가전과 TV 사업에서는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고, LG전자는 생활가전과 전장 부문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다만 양사 모두 2분기 이후 실적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비용 절감 중심의 비상 경영 기조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12일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57조20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가운데,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 약 3조5000억원의 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생활가전(DA)과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합산 1000억~2000억원 수준의 흑자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는 모두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거뒀다.
다만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 수요 둔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익성 회복 폭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VD 부문은 인력 재배치 확대 등 구조 효율화 움직임이 이어지며 내부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 약화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조사업체 AV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중국 가전 사업을 직영 중심에서 대리점 판매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TV 역시 유사한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 시장 내 점유율 역시 TV와 주요 가전 제품군 모두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삼성전자가 최근 열린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 2026'에 불참한 이후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반면 스마트폰 사업은 여전히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 일정이 다소 늦춰졌음에도 불구하고, 고가 모델 중심의 판매 전략이 유지되면서 약 3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품 가격 인상이 원가 상승 부담을 일부 상쇄한 점도 수익성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JP모건은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메모리 비용 상승에 따른 마진 압박을 일부 상쇄하면서 MX사업부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했다"고 분석했다.
전년 동기보다 32.9% 늘어난 1조6736억원의 영업이익을 1분기에 거둔 LG전자 역시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가 약 7000억원대의 기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을 것으로 보인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 역시 30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생산 거점 재편과 원가 구조 개선, 비용 효율화 전략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TV 판매 호조와 더불어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 절감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장 사업 역시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약 2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분기 실적 방어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망은 녹록지 않다. 부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및 물류비 부담이 확대되면서 2분기 이후 가전과 TV 사업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이 다시 적자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LG전자 TV 사업 역시 2분기부터 이익 규모가 빠르게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현대차증권은 "IT·세트 부진 우려와 달리 TV 판매 호조와 중국 세트 업체들의 공격적인 시장 진입 대응을 위한 비용 축소, 인력 효율화에 따른 비용 축소가 수익성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비용 통제에 초점을 맞춘 비상경영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임원 출장 기준을 재정비해 장거리 이동 시에도 이코노미석 이용을 원칙으로 하는 등 경비 절감 조치를 확대했다. 조직 책임자들의 예산 역시 기존 대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역시 DX부문을 중심으로 비용 관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일정 시간 이하 비행편에 대해 이코노미석 이용을 의무화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두 자릿수 수준의 비용 절감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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