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휩쓴다던 ‘BYD의 굴욕’⋯ 독일서 21위 밀릴 때 현대차는 ‘9위 질주’

천원기 기자 2026. 4. 12. 11:1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BYD의 대표 모델인 씨라이언7. BYD코리아 제공.

유럽 전기차 시장을 호령하던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독일에서 참패를 맛봤다. 대대적인 물량 공세에도 불구, 판매량 상위 20위권 진입에 일제히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독일연방자동차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독일 내 자동차 판매 순위가 21위에 그쳤다. 판매량은 9120대로 1만대를 넘지 못했다. 상하이차 모리스개러지(6177대·25위), 립모터(3168대·27위), 샤오펑(1207대·35위) 등 화제성이 높았던 다른 중국 브랜드 역시 20위권 밖이다. 연평균 280만대가 팔리는 유럽 최대 시장이자, 세계 자동차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이 지키는 안방에선 철저히 외면받은 것이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같은 기간 2만3706대를 팔아치우며 아시아 브랜드 중 가장 높은 9위를 기록했다. 일본 토요타(1만5706대·11위)와 기아(1만4376대·13위)도 10위권 안팎을 기록하며 중국 브랜드를 가볍게 따돌렸다.

중국차의 고전은 턱없이 낮은 인지도가 꼽힌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시비와 자동차 전문매체 아우토모빌보헤가 현지 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유로 2024’ 스폰서로 나섰던 BYD(64%)를 제외하면 대다수 중국 브랜드의 인지도는 10%를 밑돌았다. 모리스개러지(MG)는 26%에 그쳤고, 립모터 등은 11%, 선란 등은 1%에 불과했다.

독일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도 중국차의 한계를 다각도로 지적하고 나섰다. 우선 독일 경제 매체 한델스블라트는 최근 논평을 통해 중국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정부 보조금과 과잉 생산의 결과라며 “BYD는 거품 속에 있다”고 직격했다.

유통망 부재와 가격 하락 리스크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특히 현지 업계는 중국 업체들이 본토보다 판매가를 훌쩍 높게 책정해 스스로 ‘가성비’ 무기를 걷어찬 것을 근본적 패착으로 본다. 시승 등 대면 영업망 확충 대신 SNS에만 의존한 마케팅도 문제다. 독일 자동차 연구센터의 페르디난트 두덴회퍼 소장은 현지 전문 매체들을 통해 “BYD가 딜러망 등 실질적인 판매 전략 없이 무질서하게 유럽 시장에 진입했다”고 꼬집었다.

중국뿐 아니라 현지 판매되는 전기차의 낮은 경제성도 원인이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현지 시장조사업체의 데이터를 인용해 “독일 내 3년 된 전기차의 평균 잔존가치가 48.8%로 폭락했다"며 "50% 선이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두덴회퍼 소장은 “새 차를 구매한 차주는 잔존가치 급락으로 3년 뒤 큰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