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회복 뒤 가려진 그림자…저축은행 ‘지역 양극화’ 심화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업계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지며 양극화가 심화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회복세는 지역별로 균등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전체 순이익의 약 82%가 서울 소재 저축은행에 집중되면서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합산 당기순이익은 2600억 원으로 전년(53억5000만 원) 대비 급증했다.
특히 이 중 업계 1·2위사인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 두 곳이 차지하는 비중은 67.5%에 달한다.
OK저축은행은 1688억 원으로 업계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2090억 원의 유가증권 투자수익을 내며 순이익이 전년(392억 원)보다 1296억 원 늘었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1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 그 뒤를 신한(344억 원)·DB(236억 원)·대신(194억 원) 등이 이었다.
반면 지방 저축은행들은 여전히 수익성 악화와 자산 건전성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 저축은행의 위축은 곧 지역 서민과 영세 사업자들의 금융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에서는 대체 금융기관이 부족해 저축은행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서울(23곳)의 지난해 순이익은 34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5.2% 증가한 반면 부산·울산·경남(12곳)은 -35억 원으로 적자를 이어갔으며, 대전·세종·충청(7곳)은 89억 원, 대구·경북·강원(11곳)은 16억 원에 그쳤다. 비수도권 가운데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광주·전라·제주(7곳)도 259억 원으로 서울과 격차가 13.2배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대출 여력이 줄어들면 자금난을 겪는 개인과 소상공인들이 불법 사금융 등 고위험 시장으로 내몰릴 우려도 제기된다. 이는 결국 가계부채 질 악화와 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이 무너지면 결국 서민금융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정책적 대응을 통해 지방 저축은행의 건전성 강화를 지원하고, 지역 기반 금융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