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84% ‘저임금 늪’⋯ 청년 구직단념 부른 노동 이중구조
양질 일자리 부재가 핵심 원인
교육·노조 가입률도 ‘극과 극’
갈수록 높아지는 노동시장 이동 장벽
“신산업 육성해 좋은 일자리 늘려야”

청년층의 구직 단념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전체 취업자의 84%가 저임금·고용불안에 시달리는 ‘2차 노동시장’에 갇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노동시장과의 임금 격차는 1.7배에 달하는 등 견고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청년층의 구직 포기를 부추기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12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결국은 좋은 일자리가 답이다’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취업자 2896만7000명 중 양질의 일자리인 1차 노동시장(대기업 상용직·고용주) 종사자는 15.9%인 461만2000명에 불과했다.
반면 중소기업 상용직, 임시직, 영세 자영업자 등이 속한 2차 노동시장 비중은 무려 84.1%(2435만5000명)에 달했다. 2차 시장 내에서는 중소기업 상용근로자가 46.5%(1346만3000명)로 가장 많았고, 임시근로자 17%(493만9000명), 고용원이 없는 자영자 14.6%(424만1000명) 순이었다.
극심한 일자리 양극화는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로 직결됐다. 2025년 실업률은 2.8%로 안정적이었으나, 특별한 질병 없이 막연히 구직을 쉰 ‘쉬었음’ 인구는 255만5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20대와 30대 쉬었음 인구는 각각 40만8000명(해당 연령대의 7.1%), 30만9000명(4.5%)에 달했다. 통계청 부가조사에서 20대 쉬었음 인구의 33.8%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를 이유로 꼽았다. 좋은 일자리 진입 문턱이 높다 보니 열악한 2차 시장보단 차라리 취업을 미루는 이른바 ‘자발적 실업’을 택한 셈이다.
두 시장 간 근로 여건 격차는 뚜렷했다. 1차 노동시장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급여는 495만원으로, 2차 노동시장(292만원)보다 1.7배 높았다. 평균 근속연수 역시 1차는 11년 3개월, 2차는 5년 9개월로 약 2배의 차이를 보였다. 2005년 당시 1차 시장(261만원)과 2차 시장(146만원)의 임금 격차가 1.8배였던 점을 고려하면 20년이 지난 지금도 양극화가 1.7배로 굳어진 상태다.
복지와 역량 개발 기회에서도 소외 현상이 두드러졌다. 시간외수당 수혜율은 1차 시장이 84.8%인 반면 2차 시장은 49.6%로 절반에 못 미쳤다. 직업능력 개발을 위한 교육·훈련 경험 비율(1차 99.0% vs 2차 37.5%)과 노동조합 가입률(1차 36.7% vs 2차 8.8%)에서도 압도적 격차가 확인됐다.
노시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2차 노동시장 간 격차가 고착화될 경우 구직자는 하위 시장 진입을 기피하고 비효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며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확산으로 2차 노동시장의 근로 여건을 향상하고, 직무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정착과 신산업 육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