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전남 신안 우이도, 바람이 빚은 모래언덕 [앵+글로 본 남도 세상]

'섬에 새긴 바람의 흔적, 신안의 사구'라는 주제로 신안군 문화도시지원센터에서 주관한 연수에서 우이도에 처음 첫발을 내디뎠다. 그 강렬했던 첫인상 이후로도 더 이곳을 찾았다. 목포에서 뱃길로 64km, 신안 도초도에서도 한참을 더 달려야 닿는 섬, 우이도(牛耳島).


# 바람이 쌓아 올린 시간의 높이, 풍성사구
우이도의 얼굴은 단연 풍성사구(모래언덕)다. 돈목해변과 성촌해변 사이, 산등성이를 타고 흘러내리는 거대한 모래 폭포는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한다. 특히 이른 아침 해무를 머금은 사구의 모습은 더없이 신비롭다. 겨울철 북서계절풍이 수백 년간 실어 나른 모래는 높이 50m에 달하는 거대한 해안사구를 완성했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사선으로 파고드는 사광(Side Light)에 드러난 모래언덕의 질감은 우리를 다른 세상으로 안내한다.



# 돈목해변: 비단결 같은 모래와 생명의 터전<----돈목해변 사진
사구 아래 펼쳐진 돈목해변은 비단결처럼 고운 모래로 이름나 있다. 발자국조차 깊게 패지 않을 만큼 단단하고 조밀한 이 백사장은 '달랑게'의 대규모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인기척에 수천 마리의 게가 일제히 구멍 속으로 사라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경이롭다.

# 우이도는 과거 소흑산도(小黑山島), 문순득과 손암 정약전
우이도는 과거 '소흑산도'라 불리기도 했다. 조선시대에는 지금의 대흑산도와 함께 '흑산도'라는 지명으로 묶여 불렸는데, 그중 상대적으로 작은 섬이라 하여 그런 별칭을 얻었다. 이곳에서는 역사적으로도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바로 우이도 출신의 홍어 장수 문순득과 손암 정약전의 만남이다.



# 마을 이름마다 서린 정겨운 이야기들
우이도의 마을 이름에는 저마다의 삶과 지형이 녹아 있다. 관문이자 가장 큰 마을인 진리(鎭里)는 조선시대 수군 진(鎭)이 설치되었던 곳이라 '진말'로도 불린다. 이곳의 상판강(옛 선창)은 거대한 석축으로 쌓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선창으로, 조석 간만의 차를 극복한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훌륭한 피사체다. 마을 언덕에는 바다를 향해 선 문순득의 동상과 복원된 생가가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증언하고 있다.
돈목(豚項) 마을은 해변으로 멧돼지를 몰아 사냥했다는 '돼지 목'의 전설을 품고 있고, 성촌(星村) 마을은 지형이 별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성촌해변은 모래언덕 너머 북쪽에 자리한 호젓한 곳으로 비단조개가 많기로 유명하다.
앵글에 담긴, 혹은 새의 눈으로 바라본 우이도 모래언덕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색에 잠기게 하는 치유의 공간이다. 오가는 길은 비록 고단할지라도, 그곳에서 얻는 건강한 설렘과 영감은 다시금 섬으로 향하게 하는 힘이 된다. 바람이 결을 바꾸는 가을쯤, 다시 카메라를 메고 우이도로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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