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동전쟁에서 로마교황과 미국정부의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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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중동전쟁의 승리를 위해 "매일 무릎을 꿇고 기도해달라"고 촉구하자 미국 출신 첫 교황인 레오14세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해 정교분리의 민주국가 미국에서 미묘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레오14세는 이같은 미 국방장관의 기도촉구에 직접 반박한 것은 아니지만 부활절 아침 미사 강론을 통해 기독교신앙이 전쟁에 동원되는 것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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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중동전쟁의 승리를 위해 "매일 무릎을 꿇고 기도해달라"고 촉구하자 미국 출신 첫 교황인 레오14세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해 정교분리의 민주국가 미국에서 미묘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레오14세는 이같은 미 국방장관의 기도촉구에 직접 반박한 것은 아니지만 부활절 아침 미사 강론을 통해 기독교신앙이 전쟁에 동원되는 것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교황은 이날 "기독교의 사명은 지배하려는 욕망에 의해 왜곡돼 왔다"며 "군사적 지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길과는 전적으로 무관하다"고 한 것이다. 교황은 다른 주교좌 성당에서 열린 강론에서도"우리는 지배할 때 강하다고 생각하고, 동등한 이들을 파괴할 때 승리했다고 여기며, 두려움의 대상이 될 때 지배한다고 여긴다."고 했었다. 그러면서 "신은 지배가 아니라 해방을, 파괴가 아니라 생명을 주는 방식을 보여줬다."고 강조하고 예수의 이름을 전쟁에 내세우는 것을 경계하며 "예수는 전쟁을 벌이는 자들의 기도를 듣지않고 오히려 거부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교황은 최근 헤그세스 장관이 미국 국민들에게 중동에서의 군사적 승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뤄져야한다."고 한데 대해 이렇게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교황은 즉위후 미국정치에 개입하지 않으려고 신중을 기해왔고 백악관과의 직접적 충돌도 피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에는 폭력 중단과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해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과 폭격의 규모를 줄일 방법을 찾고 있기를 바란다고 했고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전쟁의 승리를 위해 군사력을 집중시키는 미국 뿐 아니라 신정체제를 지속해온 이란 정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진 국가와 세계인들은 이번 전쟁에서 미국측의 빠른 승리를 원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또 오랜 세월 신정체제하에서 많은 국민들이 비민주적 학정에 시달렸고 특히 여성의 인권이 비인간적 압제속에 놓인 상태에서 폭정에 반발하는 국민들이 수없이 죽어간 참상은 용납할 수 없는 만행임이 분명하다.
인류가 용서해서 안될 이같은 만행을 지속해온 국가를 그냥 둔다는 것은 악을 방치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악을 징치하는 전쟁이라도 악만을 제거하는 전쟁수단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현대전에서 발달한 무기들은 피아를 구별하면서 아군과 선량한 비전투 국민들의 희생을 최대한 줄인다고 하나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번 전쟁에서도 인명피해는 전쟁 규모에 비해 적었다고 할 수 있지 모른다. 그러나 전쟁과정에서 이란정부의 폭정으로 사망한 무고한 국민들이 엄청나게 많았던 것은 아무리 발달된 무기를 쓰는 현대전이라도 비전투인명의 피해를 막기는 매우 어려운 것임을 보여주었다. 군사적 지배가 예수 그리스도의 길과는 무관하다는 것은 어떤 명분의 전쟁이든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고 나쁜 적이라도 종교적으로는 개과천선의 기회를 줘야한다는 뜻이 담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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