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면 노예수용소?” BYD 해외 최대 생산기지 브라질 공장 실체[나우, 어스]

도현정 2026. 4. 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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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30만대 친환경차 생산 자랑했던 공장
건설 과정에서 근로자 여권 뺏고 노예 노동
브라질 노동부 ‘블랙리스트’ 등재…금융거래시 불이익
왕촨푸 BYD 회장(왼쪽)이 지난해 10월 브라질 바이아주 카마사리에 있는 BYD 공장을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1400만번째로 생산된 친환경차를 인도하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중국을 제외한 해외 최대의 친환경차 생산 거점이라는 BYD의 브라질 공장에서 이른바 ‘노예 노동’이 횡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공장은 BYD가 세계를 향한 친환경차 생산의 전초기지로 삼겠다고 공언하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초청해 1400만번째 전기차를 증정했던 곳이기도 하다. 지역사회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대규모 공장 개설을 환영하며 도로명에 BYD를 넣는 법안을 내기도 했다. 이렇게 환영받았던 공장의 실상은 근로자들을 노예처럼 부렸다는게 당국의 조사 결과다.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주 카마사리에 있는 BYD 공장은 부지가 약 15만6800㎡에 달하는 중남미 최대 규모의 친환경차 공장이다. BYD는 이곳을 인수한 후 55억헤알(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착공부터 차량 출시까지 15개월 만에 끝냈다. 중국을 제외하고는 이곳에서 가장 많은 친환경차를 생산, 글로벌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게 BYD의 전략이었다. 이곳은 2단계에 걸쳐 연간 생산 능력을 30만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왕촨푸 BYD 회장은 지난해 10월 9일 룰라 대통령과 제라우두 알크민 브라질 부통령, 추칭차오 주브라질 중국 대사, 제로니무 오드리게스 바이아 주지사 등을 초청해 누적 1400만번째 전기차 생산을 기념하는 행사까지 치렀다. 1400만번째로 생산된 전기차 ‘송 프로(pro)’는 룰라 대통령에게 증정했다. 이 자리에서 왕 회장은 “옛 포드 공장 부지였던 이곳을 중국을 제외한 최대 규모의 BYD 생산 허브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BYD의 브라질 진출에 깊은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 공장은 카마사리와 바이아 주민들에게 일자리와 존엄을 되찾아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지역 의회는 BYD 공장이 자리잡은 것을 기념해 이곳으로 향하는 도로명을 기존 ‘헨리 포드 애비뉴’에서 ‘BYD 애비뉴’로 바꾸는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이는 BYD 공장에 대한 지역 사회의 환영과 감사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카마사리는 본래 미국 포드 자동차 공장이 자리했고, 지역 경제의 기반이 자동차였다. 2011년 포드차가 철수하면서 지역 경제는 급격히 몰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BYD가 이를 인수해 다시 공장을 돌리면서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에서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BYD 공장을 환영했다.

지난해 10월 9일(현지시간) 룰라 브라질 대통령 및 BYD 임직원들이 카마사리 공장에서 친환경차 1400만대 출고 기념식을 열고 있다. [헤럴드DB]

그러나 지난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곳은 중국에서 온 근로자들을 사실상 감금하고 노예처럼 노동을 시킨 곳이었다. 브라질 노동부 조사 결과 공장 건설을 위해 중국에서 온 근로자들은 이곳에서 여권을 빼앗겼고, 사무실 캐비닛에는 근로자들의 여권 107장이 보관돼 있었다. 여권을 보관해놓은 캐비닛에는 중국어로 ‘보안’이라 적혀있었고, 여권을 빼가지 못하게 캐비닛이 잠겨있었다.

공장 건설에 동원된 근로자들은 휴일이나 휴가 없이 주 7일 근무했다. 공사현장은 무장한 사설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었고, 저녁 식사 후에는 출입문을 봉쇄해 감독관 허가 없이는 외출도 할 수 없었다. 숙소 침대에는 매트리스가 없거나 두께가 3㎝도 안되는 얇은 폼 매트리스만 깔려있었다.

음식물도 개인 소지품과 함께 바닥에 보관할 정도로 위생이 취약했다. 바퀴벌레와 쥐가 침실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한 숙소에서는 31명이 욕실 하나를 같이 써야 했고, 오전 5시30분에 현장으로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욕실을 쓰기 위해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줄을 섰다고 한다. 건설 현장에는 화장실이 8개밖에 없었다. 근로자들이 받는 급여는 월 200달러(약 29만원) 미만인데, 이마저 60%는 원천징수돼 중국 계좌로 보내졌다.

브라질 노동부 조사관들은 “이들이 실제로는 건설 노동자인데, 엔지니어나 컨설턴트 등에 주어지는 전문기술서비스 비자를 받았다”며 이들의 비자 신청 서류가 허위로 작성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브라질 노동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BYD를 노예 노동 혐의로 ‘블랙리스트’에 등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리스트가 금융기관이 대출을 심사하는데 참고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BYD의 브라질 내 사업 운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등재 기간은 원칙적으로 2년이지만, 시정 조치를 하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그 이전에 삭제될 수도 있다. 리스트는 6개월마다 갱신된다.

BYD는 이들 근로자가 협력업체들이 고용한 인력이라며 노동부 조사 전에는 문제가 있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브라질 노동부는 원청업체인 BYD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BYD는 근로자들에게 4000만헤알(약 114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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