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키운 K팝처럼… K바이오, 스타 신약 만들 시스템 갖춰라

이훈성 2026. 4. 12. 10: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자 윤태진은 유한양행 전략실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회사가 개발한 폐암 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상품명 렉라자)을 세계적 제약사 얀센에 수출한 주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유한양행은 단순한 기술 이전 대신에 신약 개발 과정에선 단계적 성과급(마일스톤)을, 상용화 후엔 매출에 비례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책과 세상]
윤태진 '신약의 전쟁'
그래픽=신동준 기자

저자 윤태진은 유한양행 전략실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회사가 개발한 폐암 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상품명 렉라자)을 세계적 제약사 얀센에 수출한 주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유한양행은 단순한 기술 이전 대신에 신약 개발 과정에선 단계적 성과급(마일스톤)을, 상용화 후엔 매출에 비례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재작년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받는 쾌거와 함께 K바이오의 신화로 남았다.

이번 책은 '신약의 탄생'(2020)에 이은 저자의 두 번째 저서다. 그사이 저자는 지난해 여름 회사를 나와 제약·바이오사를 컨설팅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생명과학 연구자 출신으로 업계에서 연구개발(R&D)과 비즈니스개발(BD)을 병행했던 그의 커리어가 이제 비즈니스 쪽으로 확연히 중심을 옮긴 셈.

이런 변화는 책 주제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두 권 모두 암 치매 면역질환 등 인류 최대 병고이자 제약시장 메이저리그인 난치병을 정복하려는 노력을 다뤘지만, 전작이 새로운 치료 기술과 신약 개발 판도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신간은 신약 시장의 최신 동향을 전하는 동시에 국내 업계가 어떻게 변화에 대처하고 기회를 창출할지 제언하는 데 역점을 뒀다. 다시 말해 글로벌 거대 제약사, 이른바 '빅파마'가 주도하는 판에서 취해야 할 생존 전략을 설파하는 책이다.

한국은 기초과학이 약하다는 통념과 달리,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세계적인 R&D 인재 풀과 위탁생산 능력을 갖췄다고 저자는 자부한다. 문제는 돈. 신약 상용화의 필수 과정으로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임상시험을 감당하기 힘들다. 그런 만큼 시장 전략이 중요하다면서 저자가 제시하는 활로는 세 가지. 신약 초기 기술을 비싸게 팔거나, 약을 만들어주는 대가로 기술 제휴를 맺거나, 빅파마의 관심이 덜한 틈새 방식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다. "성공적 딜을 위한 핵심 요건과 실전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한다"는 추천사대로, 책 말미 50쪽은 해외 제약사와 협상하고 계약 맺는 방법을 전수하는 데 할애됐다.

저자는 내처 K팝처럼, K바이오에도 체계적인 신약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한다. 신약 개발 전 과정을 경험한 실무형 전문가를 주축으로, 대학·연구소의 유망기술 가운데 상품성 있는 것을 선별하는 'K바이오 컨설팅 그룹'과 이런 기술을 상업적으로 보완한 뒤 벤처 생태계와 접목시켜 신약 개발 궤도에 올리는 '한국신약개발연구소(K-DDI)'가 양대 축이다.

일반 독자에게도 글로벌 제약산업의 현주소를 일별할 수 있는 양질의 교양서다. 의약품 시장 왕좌에 등극한 비만치료제, 이중항체 기술로 진화한 항암제, 철벽방어 뇌에 진입하려는 치매 치료제 등 신약의 작용 원리를 직관적 비유를 동원해 쉽게 설명하는 저자의 솜씨가 발군이다.

신약의 전쟁·윤태진 지음·바다출판사 발행·284쪽·2만2,000원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