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던파’ IP 확장 ‘삐걱’…전략 재설정 불가피

석주원 기자 2026. 4.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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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파모바일, 중국 서비스 이관…카잔, 개발팀 해체
개발 효율성과 수익성 강조한 신작 2종 공개
지난달 31일 자본시장설명회에서 '던전앤파이터' IP의 신작을 공개한 이정헌 넥슨 대표./넥슨

|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넥슨의 주력 IP인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의 프랜차이즈 전략에 중대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 2024년 9월 자본시장설명회(CMB)를 통해 주력 IP의 확장 전략을 발표하면서 그 선봉으로 던파를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년 반 동안 던파의 IP 확장 전략은 생각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모바일)'의 중국 서비스를 현지 퍼블리셔 텐센트에 완전히 이관한 데 이어 8일에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 개발팀의 해체 소식까지 전해졌다.

사실상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던파 IP 확장 전략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넥슨의 두 번째 CMB에서 패트릭 쇠더룬드 신임 회장 역시 지나치게 넓고 분산된 포트폴리오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 현지화 전략에 실패한 '던파모바일'

던파 IP의 확장 전략에서 가장 기대를 받은 게임은 던파모바일이었다. 던파모바일은 원작의 인기가 높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됐지만 중국 내 한국 콘텐츠 유통을 제한하는 한한령으로 인해 판호 발급이 미뤄지면서 지난 2022년 3월 국내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다.

중국의 한한령이 완화되면서 2024년 5월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던파모바일은 출시 한 달 만에 전 세계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중국 시장의 저력을 재확인했다. 시장조사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던파모바일은 중국 출시 4개월 만에 8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폭발적인 초기 흥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4년 하반기 들어 중국 내에서 던파모바일의 밸런스 문제와 과금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이용자와 매출이 급감했다. 2024년 4분기 넥슨의 중국내 모바일게임 매출을 살펴보면 전분기 대비 3분의 1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CMB 2026'에서 던파모바일이 강력한 출시 모멘텀을 가졌지만 이를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미흡함을 인정하며 구조적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CMB 2026이 열린 다음날 넥슨은 던파모바일 서비스를 중국 퍼블리셔인 텐센트에 일임한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넥슨이 중국 시장에서의 실패를 인정하고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이 강조한 효율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2024년 9월 자본시장설명회에서 공개했던 던전앤파이터 프랜차이즈 전략./넥슨

▲ 아쉬움 남긴 '카잔'과 'DNF 듀얼'

던파모바일이 익숙한 환경 내에서의 확장 시도였다면 작년 3월 출시한 카잔은 그동안 넥슨이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카잔은 넥슨이 그동안 소홀했던 콘솔·PC 패키지 시장을 겨냥하면서 향후 넥슨의 IP 프랜차이즈 전략 전반에 가늠좌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넥슨의 이 새로운 시도는 많은 과제를 남긴 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른바 소울라이크 방식의 액션RPG로 개발된 카잔은 전투와 최적화 등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스토리와 연출, 필드 디자인 면에서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넥슨은 카잔의 정확한 판매량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대 이하라는 표현으로 흥행에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무엇보다 넥슨 입장에서는 목표였던 던파 IP를 확장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카잔은 최근까지 1주년 기념 아이템 배포 등을 진행했지만 8일 업계에 따르면 개발팀 구성원을 대부분 다른 팀으로 전환배치 하면서 사실상 프로젝트 종료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6월에 출시한 'DNF 듀얼'은 카잔보다 더 큰 아쉬움을 남긴 게임이다. DNF 듀얼은 넥슨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던파 IP 기반의 대전액션게임으로 길티기어 시리즈로 유명한 아크시스템웍스와 블러디 로어 시리즈를 개발한 에이팅이 공동 개발을 맡았다.

DNF 듀얼은 던파 팬들은 물론 대전액션 팬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초반에 불거진 밸런스와 버그 문제와 사후 관리 부족 등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개발사가 대전액션의 명가였던 만큼 사후 관리만 제대로 이뤄졌으면 더 좋은 성과를 거뒀을 것으로 평가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 선택과 집중…던파의 새로운 프랜차이즈 전략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은 CMB 2026에서 비용 효율을 강조했다. 던파모바일의 중국 서비스를 텐센트에 완전 이관한 것과 카잔 개발팀의 해체는 여기에 투자하는 비용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는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대신 넥슨은 CMB 2026에서 2종의 신규 던파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던전앤파이터 키우기'는 캐주얼 방치형 게임으로 가벼운 플레이를 통해 신규 이용자의 IP 유입을 노리는 게임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메이플 키우기'의 성공 공식을 던파에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신작 '던전앤파이터 클래식'은 던파의 전성기였던 2009년 버전을 기반으로 한 리부트로 원작의 핵심 재미를 유지하면서 UX를 현대화해 과거 이용자와 신규 이용자를 동시에 겨냥한 게임이다. 2종의 신작은 과거의 리소스를 재활용해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쇠더룬드 회장이 강조한 비용 효율 전략에 부합한다.

넥슨은 이외에도 기존에 공개했던 '프로젝트 DW', '프로젝트 오버킬', '프로젝트 아라드'를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지만 쇠더룬드 회장이 증가한 개발 비용과 늘어나는 개발 기간의 문제점을 지적한 만큼 업계에서는 이 프로젝트들도 언제든지 중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의 등판은 최근 수익성이 정체된 넥슨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승부수로 보인다"며 "다만 지나치게 효율만을 강조하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의 다양성이 사라진다면 장기적으로 오히려 IP의 확장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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