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 맷 데이먼, '오디세이'를 기다리며[곽명동의 씨네톡]

곽명동 기자 2026. 4. 1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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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UPI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원작자 앤디 위어의 전작은 바로 '마션'이다. '마션'이 화성에 홀로 고립된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의 귀환기를 그렸다면,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아득한 우주 한가운데서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가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다룬다. 앤디 위어가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두 작품 모두 '귀환'과 '생존'이라는 고전적 서사 구조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연상시킨다. 한 SF 작가는 뉴욕타임스에서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생존과 우정이 빚어낸 잊을 수 없는 우주 오디세이"라고 평했으며, 앤디 위어 본인도 '마션'이 "우주 맥가이버식 오디세이"라 불리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마션' '오디세이'./디즈니, UPI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 후 10년 동안 바다를 떠돌며 괴물의 공격과 신의 분노를 견뎌냈다. 그는 단순한 전사가 아닌, '교활할 정도로 영리한' 지략가였다. '마션'의 마크도 불의의 사고로 화성에 남겨졌지만, 척박한 환경 속에서 과학적 지식을 발휘해 감자 재배와 물 생성 등 불가능해 보이던 생존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한다. 극 중 동료들이 탄 우주선의 이름이 '헤르메스(Hermes)'인 것도 흥미롭다. 그리스 신화에서 헤르메스는 신들의 전령이자 여행자의 수호신으로, 오디세우스가 칼립소의 섬을 탈출하도록 직접 돕는 신이다. 영화에서도 헤르메스호는 결국 마크를 구출하는 결정적 수단이 된다. 이 작품은 돛단배 대신 우주선을, 마법의 약초 대신 과학을 손에 든 '현대판 오디세우스'의 유쾌한 생존기라 할 만하다.

맷 데이먼은 '집으로 돌아가는 남자'의 아이콘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마션', '인터스텔라'에서 그가 맡은 캐릭터들은 모두 '귀환'을 갈망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리들리 스콧 감독은 '마션' 제작에 앞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설정이 겹치는지 확인했다고 한다. '마션'과 '인터스텔라'가 모두 우주 생존을 다루는 데다 두 영화에 맷 데이먼이 출연한다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놀란 감독은 "전혀 다르니 걱정 말고 진행하라"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귀환을 갈망하는 인물의 원형인 오디세우스와 스크린에서 누구보다 그 갈망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온 맷 데이먼이라는 배우가 절묘하게 어울리는 이유다.

그 놀란 감독이 이제 오디세우스 이야기를 직접 스크린에 옮긴다. 그는 오디세우스를 "복잡하고 탁월한 전략가이자 매우 교활한 인물"로 설명했다. 오디세우스의 '교활한 지략가' 면모는 '인터스텔라'에서 쿠퍼(매튜 맥커너히)를 위기에 빠뜨린 닥터 만(맷 데이먼)을 떠올리게 한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교활함'이라는 속성을 맷 데이먼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현할 수 있는지를 이미 증명한 셈이다. 그런 맷 데이먼과 함께 놀란 감독이 오디세우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가 한껏 부풀어 오르던 차에, '오디세이' 개봉일이 기존 7월 17일에서 8월 5일로 연기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오디세우스는 10년이 걸렸는데, 그깟 19일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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