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800만개도 '무용지물'?…‘치킨 3만원·삼계탕 2만원’ 눈앞 [수민이가 궁금해요]
닭고기 부족에 기름값까지 50% 급등
닭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치킨 값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장기화와 이란 전쟁으로 고유가·고환율이 겹치면서 닭고기 가격이 치솟고 있다. 비닐봉지·플라스틱 용기 등 수급이 불안한 포장재도 가격 불안 요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일평균 도축 마릿수 감소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인한 이동 제한, 육계 생산성 저하로 가격이 올랐다”며 이달 산지가격이 2700원까지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닭고기 가격이 오른 데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이 크다. 2025∼2026년 동절기 육계(식용 닭)와 육용 종계(닭고기용 병아리를 낳는 부모 닭) 모두 살처분 규모가 각각 40만 마리를 넘어섰다.
1년 전 육계(25만3000 마리)와 육용 종계(12만4000 마리) 살처분 규모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치킨업계는 원재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선육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닭고기가 부족해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육용종계 부족 해소를 위해 육용종란(육계 부화용 유정란) 800만개를 수입했지만, 단기간 내 수급 안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종란을 부화시킨 뒤 육계로 출하하기까지 100일 이상 소요돼 당장 수급난 해소는 어렵다”고 말했다.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수급난이 이어지면 닭 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튀김용 기름, 포장재 등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식용유 원료인 대두유 가격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지난 10일 기준 1파운드에 67.09센트로, 1년 전(46.32센트)보다 50% 가까이 상승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대두·해바라기·유채유 등 식물성 기름 가격 상승으로 지난 달 유지류 가격지수가 전달 대비 5.1%, 전년 대비 13.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영향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조달하는 기름값도 상승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튀김용 기름 가맹점 공급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곡물가도 오르고 중동전쟁으로 물류비가 상승해 튀김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비닐봉지·플라스틱 용기 등 포장재도 가격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원재료인 나프타가 중동 분쟁 여파로 수급 불안을 겪고 있어, 업계는 재고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도 우려된다.
주요 닭고기 공급업체들은 최근 대형마트와 대리점 납품 가격을 5~10% 인상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 8154원을 기록했고, 치킨은 배달비를 포함해 3만원에 육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는 당장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수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가격 변동에 취약한 영세업체의 가격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4월 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육계 산지가격(생계유통가격)은 1㎏당 평균 2700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전년(2265원) 대비 약 19.2% 오른 가격이다. 평년(1883원)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43.4%까지 늘어난다. 실제로 육계 산지가격은 3월 중순부터 27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치킨 등에 주로 사용되는 중닭의 경우 3월 중순 28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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