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결 앞두고 감독 해임… 도로공사가 드러낸 부끄러운 스포츠 행정 [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뛰어난 전력으로 정규리그 조기 우승을 확정한 한국도로공사. 반면 정규시즌 한 경기를 앞두고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던 GS칼텍스. 심지어 두 팀의 올 시즌 상대 전적도 도로공사가 5승1패로 압도적이었다.
두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 매치업도 이상했지만 누가 봐도 일방적일 것 같은 결승은 GS칼텍스의 우승으로 끝났다.
대체 왜 이렇게 된것일까. GS칼텍스의 선전이 눈부셨지만 분명한건 도로공사의 오만하고 예의없는 행정으로 인해 준우승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5위팀을 1위로 만든 김종민 감독 해임
지난 시즌 도로공사는 정규시즌 5위로 마치며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올 시즌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조기 우승을 확정지으며 정규시즌 왕좌에 올랐다. 특히 강력한 우승후보로 몰표를 받았던 현대건설보다 2승 더한 24승12패의 성적은 놀라웠다.
그 중심에는 김종민 감독이 있었다. 2016년부터 무려 10년간 도로공사 감독을 맡은 김 감독은 지난 시즌 5위의 팀을 잘 수습해 강력한 우승후보들을 넘어 정규시즌 조기 우승 팀을 만들었다.
김 감독은 취임 2년째인 2017-2018시즌 정규리그 1위와 챔프전 우승이라는 통합우승을 지휘하고 여자부 감독상을 받았다. 2022-2023시즌에는 정규리그 3위에도 플레이오프(PO)를 거쳐 흥국생명과 챔프전에서 1,2차전을 지고도 3,4,5차전을 따내 '리버스스윕 우승'의 역사를 썼다.
그는 올 시즌에도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강소휘 삼각편대를 앞세워 10연승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그러나 황당하게도 김종민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까지 기다리는 동안 해임됐다. 정규리그 우승 감독이 2주뒤에 있는 챔피언결정전을 지휘 못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코치 폭행 사건, 아직 판결이 나지 않았다
도로공사 측은 김종민 감독 해임의 이유로 코치 폭행 사건에 대한 리스크를 말한다. 2024년 11월경 김종민 감독이 박종익 수석코치와 갈등을 빚어 폭행을 했다는 것. 김 감독은 순간적으로 화가 나 리모컨을 집어던진건 맞지만 박 코치가 주장하는 목을 조르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것.
이후 여러 갈등을 겪다 박 코치가 사실상 해임되며 도로공사가 김 감독의 편을 들어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스포츠윤리위원회는 한국배구연맹에 김 감독의 징계를 요구하는 등 김 감독에게 불리한 상황이 전개됐지만 일단 배구연맹은 김 감독과 박 코치의 증언이 너무 상반돼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징계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미뤘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3월초 김 감독이 약식기소돼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이 되자 도로공사 측은 이후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음에도 김 감독과 계약 연장을 하지 않고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재로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겠다는 결정을 한다.
약식기소까지 갔으면 벌금형 이상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예단한 것인데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다음주인 4월 둘째주까지도 그 어떤 판결이 나오지 않고 있고 기본적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을 해야하는데 도로공사는 기본 원칙을 잊은 것이다.

▶오만하고 예의없던 도로공사, 모기업 보호는커녕 욕먹이다
세상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을 기다리는 사이에 해임되는 감독은 세상 그 어떤 스포츠에도 없을 것이다.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일이며 기본 예의에도 어긋난다. 김 감독은 언론을 통해 "(다음시즌) 재계약은 생각지도 않았다. 다만 챔피언결정전까지는 하고 시즌을 마치는날 그만두겠다고 했지만 계약서 명시된 날짜대로 하자더라"라고 밝혔다.
도로공사 수뇌부는 챔피언결정전을 너무 쉽게 봤다. 자신들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전력이 좋으니 감독이 없어도 우승할 수 있을거라 본 오만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감독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며 김종민 감독처럼 한팀에서 무려 10년이나 지도한 감독이라면 그 영향력은 눈에 보이는 것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김 감독 없이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도로공사는 GS칼텍스를 상대로 5전3선승제에서 3연패를 내리당하며 허무하게 준우승에 그쳤다. 그 강했던 도로공사 선수들은 감독 없이는 모래알일 수밖에 없었고 구심점을 잃고 무너졌다.
결국 챔피언결정전 직전 감독 해임은 한시즌을 정말 잘해내 정규리그 1위로 마친 선수들을 기만하고 힘 빠지게 한 것이며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 역시 우롱한 결정이다.
배구단 수뇌부 입장에서는 곧 유죄가 될 수 있는 감독을 계속 지휘하게 두는 것이 모기업이자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에 해가 된다고 봤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오히려 결승전을 앞두고 감독을 해임하는 이 결정은 모기업을 욕먹인 꼴이 됐으며 스포츠 역사에 회자될 부끄러운 행정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게 됐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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