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왜] "측근들도 돌아선다" 세 번째 탄핵 가능할까...아찔한 트럼프의 '손과 입'

백민경 기자 2026. 4.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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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대신 '수정헌법 25조' 나오는 이유는?
가까스로 중동 전쟁의 휴전을 이끌어낸 지난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과 손은 여러 차례 아슬아슬한 광경을 연출했습니다. 몇 달 전부터 조금씩 나오던 '탄핵'설에는 제대로 불이 붙었습니다. 일단, 지금까지 미국에서 탄핵당한 대통령은 없었지만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함께 보고 판단해보시죠.


지난 한 주 기괴한 발언을 이어간 트럼프 대통령.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 앞에서 전 대통령을 집요하게 조롱하는가 하면 기자회견에서는 저격수 흉내를 내 논란이 되기도 했죠. 이를 두고 가디언은 "이번 행태는 핵무기 발사 코드가 '미친 모자장수'의 손에 있다는 걱정을 더 증폭시켰다"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원래도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표현을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이었지만, 이번 전쟁 국면 속에 광기 어린 장면들이 포착되면서 우려와 비판은 보다 조직적인 '퇴진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인사 70명은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하는 수정헌법의 발동을 정식으로 요구했습니다.


# 선 넘은 '입과 손'


'대통령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움직임의 기폭제가 된 건 휴전 선언 직전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언급입니다. 핵 사용을 암시하는 듯한 이 발언을 두고 교황은 "진심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했고, 민주당 내에선 대통령 해임설이 들끓었습니다.

슈리 타네다르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1억 명을 학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우려하고,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은 "위험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의 망상"이라고 했습니다.

이 발언 며칠 전 이란을 향해선 "그 빌어먹을(fu**ing) 해협을 열어라, 이 미친 자식들아(crazy b**tards)"라고 해 논란이 됐는데, 정작 본인은 반성하는 기색이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지난주 이란을 향해 '미친 자식들'이라고 하셨는데요.)
네 맞습니다."

"(대통령의 정신 건강을 점검해야 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글쎄요, 그런 말은 처음 듣는데요.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저 같은 사람이 더 많아져야 할 겁니다.
왜냐면 제가 나타나기 전까지 미국은 그동안 무역 포함 모든 분야에서 바가지를 쓰고 있었으니까요."


# 돌아서는 측근들


문제는 지지층 여론도 심상치 않다는 겁니다.

한때 '트럼프의 전사'로 불렸지만 등을 돌린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의원(공화당)은 “악이자 광기”라고 했고, 우파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는 “북한 김정은도 이런 식으로 말하진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지층의 큰 축이었던 기독교 신자들도 등을 돌리는 모양샙니다.

몸에 기독교 극단주의 문신을 공개한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이 중동 전쟁을 "신의 이름 아래 전쟁에 임하겠다"고 하자 비난이 쏟아졌고,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만능론'을 교황이 비판하자 지난 1월 펜타곤으로 추기경을 불러들여 "미국 편을 들라"고 질책한 대목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전쟁부는 "과장됐다"는 반응이지만 현장에서는 교황을 유폐한 역사적 사실인 '아비뇽 유수'도 거론되면서 레오 교황은 미국 방문 계획도 취소했습니다.


# 탄핵 대신 '수정헌법 25조' 카드?


대통령제인 미국에도 '탄핵' 제도는 존재합니다. 우리와 달리 헌법재판소의 판결 없이 의회에서 결정합니다.

다만 이제까지 실제로 탄핵된 대통령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2/3를 넘어야 하는 상원의 문턱이 높기 때문인데요.

남북전쟁 직후 역풍을 맞았던 앤드루 존슨은 1표 차로 아슬아슬 살아났고, '르윈스키 스캔들'로 위증 논란을 불렀던 빌 클린턴은 민주당 전원이 반대해 부결됐습니다. 트럼프는 이미 두 번이나 탄핵 소추를 당했지만 번번이 공화당의 보호로 대통령직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게 '수정헌법 25조 4항'입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는 부통령과 내각 인사의 절반 이상이 서명하면 대통령 권한을 정지시키고 부통령이 대행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트럼프의 언행을 '치매'나 '정신 질환'으로 공격하는 프레임이 힘을 얻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수정헌법 25조를 적용하려면 더 어려운 조건이 필요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부통령과 내각 인사까지 돌아서는, 사실상 '반란'이 일어나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죠. 특히 1기 내각 여러 인사와 결별한 경험이 있던 트럼프는 백악관에 재입성할 때는 단 한 가지, '충성심'에 무게를 두고 사람을 골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이 제안이 힘을 얻기 시작한 건 권한대행을 맡을 밴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이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관측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전쟁 반대론자인 밴스를 향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시간 9일)]
"밴스는 철학적으로 나와 좀 다릅니다. 전쟁에 대해서는 덜 열정적이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시간 1일)]

"(전쟁이) 잘 안 되면 밴스 부통령 탓이 될 겁니다. 잘 되면 뭐 제가 잘한 거고요."


# 선택의 시간


한때 직설적이고 호쾌한 화법으로 미국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트럼프 대통령.

하지만 막대한 희생자를 만든 전쟁을 벌이고 격 떨어지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지지율은 어느새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세 번째 탄핵의 심판대에 오를지, 전향적인 태도로 다시 한번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아직은 선택의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JTBC 백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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