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디자이너 대체? “14년 전에도 같은 걱정..기회 더 늘더라”[김창영의 실리콘밸리Look]
“소프트웨어 위기 동의 안해...고평가 조정일 뿐”
“한국 놀라워...캔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구글이 지난해 11월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모델인 ‘나노바나나 프로’를 출시한 이후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가 급락했다. 그동안 기업들이 매월 비싼 구독료를 내고 디자인 도구를 이용했는데 AI로 손쉽게 이미지 작업을 하면서 비용까지 낮출 수 있게 되면서 구독자 이탈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피그마·어도비 기업 주가가 올 들어 30~50% 빠진 배경이다. 캔바는 상장 계획을 미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AI가 소프트웨어 디자인 시장을 위축시키고 그래픽 디자이너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서울경제신문은 최근 디자인 소프트웨어 대표 주자로 꼽히는 캔바의 캐머런 애덤스 공동설립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와 만나 최근 시장 상황과 전망을 들어봤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Q. 앤스로픽 클로드로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가 급락했다. 소프트웨어 위기를 어떻게 평가하나
A. 소프트웨어 위기라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기업들이 과대평가됐던 현실이 드러난 것일 뿐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이 제공하는 가치에 비해 너무 높았고, 이제는 건강한 기업 수준에 맞게 조정되고 있다. 또 AI 우선 기업인지 아닌지 현실적인 판단도 포함돼 있다고 본다. 우리는 매우 분명한 AI 우선 기업이다.
벤처투자사 안드리슨 호로위츠 발표에 따르면 캔바는 오픈AI 챗GPT, 구글 제미나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AI 제품이라고 한다. 이는 우리가 소프트웨어에서 AI 플랫폼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으며 고객과 사용자들이 가치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새로운 창작 도구에 대한 갈망이 크고, 그것이 AI에 의해 구동되고 지원되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Q. 디자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캔바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A.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했다는 점이다. 14년 전 캔바가 출범했을 때 디자인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그것은 전문가들을 위한 것이었고, 복잡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닫혀있었다. 우리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한 디자인 도구를 만들었다. 우리는 매우 큰 잠재 시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10년간 캔바의 성장을 보면 매달 2억 6500만 명이 캔바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우리는 10억 명 이상이 캔바를 사용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무료 및 유료 모델 구조도 강점이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 도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하면서 캔바의 강점을 배우고 이해한다. 이후에 유료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현재 유료 사용자가 3000만 명이고 전체 사용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개인 사용자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대기업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부문에서 몇 년 간 1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포천500 기업 95%가 캔바를 쓴다.
Q. 구글과 오픈AI 이미지 툴이 위협하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할 수 있나
A. 이미지 도구와 디자인 도구는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스토리를 전달하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을 때, 예를 들어 피치덱(투자 제안서)를 만들 때 브랜드와 제품을 통합한 훌륭한 비디오를 만들어 협업할 수 있다. 여러 채널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 관점에서 디자인을 생각하면 단순히 이미지를 얻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다. 아마 이미지 생성기를 사용해본 적이 있을 텐데 종종 80% 정도는 원하는 결과에 가깝지만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런 도구로 반복 작업을 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텍스트 상자에 무언가를 입력해서 이미지의 특정 부분을 바꾸는 것도 정말 어렵다. 그래서 모든 것을 편집할 수 있으면서 AI 장점을 활용해 생성과 편집을 도와주는 도구가 필요하다.
Q. 외부 AI 모델을 플랫폼에 통합하고 있나
A. 우리는 가장 큰 가치를 더할 수 있는 모델을 직접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자체 AI 모델인 캔바 디자인 모델이 좋은 예다. 누구도 그 모델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오픈AI(GPT)나 클로드 같은 다른 모델도 통합한다. 주로 텍스트 영역에서 텍스트를 조작할 때 사용한다.
Q. AI가 소프트웨어 디자이너 일자리를 빼앗을까
A.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4년 전 캔바가 등장했을 때도 비슷한 얘기가 오갔다. 그동안 캔바와 같은 도구들이 디자이너들에게 기회를 늘려주고, 고객이나 팀과의 대화를 더 잘할 수 있게 하며, 더 높은 영향력을 가진 디자인 수준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디자이너들은 캔바에서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익스피디아·페덱스·아마존과 같은 대기업 브랜드 팀들이 캔바로 원하지 않는 작업을 줄이고 중요한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확장하는 모습을 봤다.
우리는 디자이너들이 캔바로 더 많은 작업을 하고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을 봤다. AI 시대에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 AI는 더 많은 기회를 다루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탐색할 수 있게 해주며, 더 나은 디자인과 더 뛰어난 창작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격했다.
Q. 기업공개(IPO) 계획은
A. 관련 팀은 오랫동안 IPO에 대해 고민해 왔다. 상장할 때를 대비해 적절한 시스템과 거버넌스를 갖추는 데 신경 쓰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상장에 대한 압박이 전혀 없다. 적절한 시기가 되면 진행할 예정이다.
Q. 한국 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A. 한국 시장은 정말 놀랍다. 한국인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고 온라인에서 매우 시각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이 캔바와 정말 잘 맞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우리 제품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다. 그래서 한국 사용자들이 캔바에 접속했을 때 적절한 콘텐츠와 일러스트를 제공하고, AI를 활용해 창작 과정을 도울 수 있도록 현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에 있는 팀원들은 한국 사용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제품이 한국 시장에 맞게 조정되는지 많이 고민한다. 현지에서 직접 정보를 얻고, 캔바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확인하고 있다. 제품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실리콘밸리=김창영 특파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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