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현 326일 만에 쾌거, 134km 직구로 어떻게 2이닝 지웠나…또다시 증명했다, 구속이 전부 아니다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투수는 공을 빨리 던지는 직업이 아닌, 타자를 잡아내는 직업이다. 백정현이 다시 한번 증명했다.
백정현은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 구원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무려 326일 만에 승리다. 종전 마지막 승리는 2025년 5월 20일 키움 히어로즈전(1이닝 무실점)이다. 백정현은 지난 시즌 중반 어깨 부상을 당했다. 복귀를 노렸으나 결국 시즌 아웃됐다. 어깨 부상을 딛고 올해 1군으로 돌아왔고, 멋진 투구로 승리를 챙겼다.

투구는 깔끔했다. 백정현은 팀이 5-4로 앞선 4회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최정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김주원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박민우를 좌익수 뜬공, 박건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5회는 한술 더 떴다. 맷 데이비슨을 유격수 땅볼, 이우성을 2루수 직선타, 서호철을 3루수 땅볼로 잡았다. 아웃 카운트 3개를 잡는 데 단 9구면 충분했다.
6회부터 배찬승이 등판, 백정현은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백정현을 비롯한 불펜진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삼성은 5-4로 승리했다. 승리투수는 백정현.

피네스 피처의 정수를 보여줬다. 이날 포심 구속은 134~140km/h에서 형성됐다. 140km/h는 딱 한 번 나왔다. 130km 중반의 공으로 NC 타자를 요리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작년 평균 구속은 140.1km/h다. 아직 구속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도 타자를 잡아내는 데 무리가 없다.
올 시즌 리그 평균 구속은 146.2km/h다. 구속 혁명의 시대에 백정현의 투구는 큰 울림을 준다. 구속보다 중요한 것은 제구와 피치 디자인이다.
총 21구를 던졌고 포심(13구) 포크볼(4구) 커브(3구) 슬라이더(2구)를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6.7%(14/21)다.
직구와 조합한 커브가 인상적이었다. 커브는 105~110km/h에서 형성됐다. 포심과 약 30km/h가량 차이가 난다. 커브 뒤에 빠른 공이 들어오자 NC 타자들의 방망이가 늦었다.
첫 타자 최정원 상대가 대표적이다. 백정현은 최정원에게 연속 직구로 1-1 카운트를 잡았다. 3구는 105km/h 커브. 높게 들어간 볼이 됐으나 구속 차로 최정원은 움찔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4구 135km/h 직구가 하단 보더라인에 꽂혔다. 방망이 타이밍이 늦어 평범한 좌익수 뜬공이 됐다.

선발투수 잭 오러클린이 백정현의 노련함을 배워야 한다. 오러클린은 3이닝 3피안타 7사사구 3탈삼진 4실점으로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오러클린은 최고 151km/h의 직구를 던졌다. 하지만 제구가 되지 않아 효휼이 떨어졌다.
한편 백정현은 올해 5경기에서 1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사사구는 하나도 없다. 느린 구속에도 백정현이 롱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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