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초기 ‘쪼개기 교섭’ 논란…정부 “교섭질서 형성 단계”

권기백 기자 2026. 4. 11.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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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성 판단 노동위 절차 진행
포스코도 하청 50곳 아닌 3단위 교섭
교섭요구 증가세 초기 대비 둔화
“분쟁 아닌 대화 틀 만드는 과정”

개정 노동조합법(일명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하청 교섭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최근 노동위원회 결정이 ‘쪼개기 교섭’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시행 초기 정상적인 교섭질서 형성 과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0일 “개정 노조법에 따른 단체교섭은 노동위원회를 통해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받고 교섭단위 분리 등의 절차를 거쳐 교섭의 틀을 형성하는 구조”라며 “현재 현장에서도 이러한 방식으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시행 초기 사용자성 여부에 대한 판례와 사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는 노동위원회 판단을 통해 교섭 상대방을 확정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정부는 이를 분쟁 국면으로 해석하기보다 제도 안착을 위한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노동위원회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된 상당수 사업장은 결정 직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며 교섭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2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4개 기관에 대해 사용자성을 인정한 이후 해당 기관들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했다. 이어 4월 6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을 인정한 한국산업단지공단 역시 교섭 절차에 들어갔다.

노동부는 교섭단위 분리 역시 노동위원회 결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시행 초기 일정 기간 동안 교섭체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현장의 혼란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용자성 판단과 교섭단위 분리 기준이 축적되면 현장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교섭 질서도 안정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 교섭 요구 증가세도 초기보다 둔화되는 모습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노조의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은 현재 약 54건 진행 중이며, 교섭단위 분리 신청도 10여 건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체 노조 조직률 대비 교섭요구가 제기된 조합원 비중은 약 5% 수준으로 파악된다. 노동부는 이를 근거로 제도 시행 초기 우려와 달리 교섭 요구가 급격히 확대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무제한 쪼개기 교섭’ 우려에 대해서도 과도한 해석이라는 설명이다. 노란봉투법 시행령은 원·하청 교섭에서 교섭단위를 분리할 경우 노조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 이익대표의 적절성, 갈등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동부는 최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포스코 사례 역시 이러한 기준에 따라 업무 성격과 기존 교섭 관행, 노조 간 갈등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섭단위를 분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경우 사내하청 업체가 5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노동위원회는 전체 하청노동자를 기준으로 3개의 교섭단위로 분리했다. 개별 하청업체별 교섭이 이뤄지는 구조가 아니라 노사관계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 단위 설정이라는 설명이다.

노동부는 노란봉투법의 취지에 대해 “원·하청 간 대화를 제도화하기 위한 이른바 ‘대화 촉진법’”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교섭요구와 교섭단위 분리 등 절차는 노사 간 대화의 틀을 형성하는 과정”이라며 “안정적인 대화 구조를 통해 원·하청 간 격차 해소와 상생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포스코 사례 등을 계기로 대기업이 다수 하청노조와 각각 교섭해야 하는 이른바 ‘쪼개기 교섭’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정부는 제도 시행 초기 나타나는 절차적 현상을 구조적 혼란으로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권기백 기자 baeki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