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찾다 지쳤어요"…30대 젊은부부들 '이곳' 낚아챘다

서울 전·월세 물건 부족 속에 10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관심을 끈다. 대출도 많이 나와 내 집 마련에 나선 3040세대의 주요 타깃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전세난을 피해 서울 외곽 지역의 비교적 저렴한 매물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서울 외곽 아파트 매매 인기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1월 1일~4월 9일)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거래된 10억원 이하 아파트 9500건 중 매매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노원구로 나타났다. 거래 건수는 총 1868건에 달했다. 2위인 구로구(835건)보다 두 배를 웃돌았다. 이어 성북구(708건), 강서구(690건), 은평구(634건)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지역별 매매가격 차이도 뚜렷했다. 거래량 1위인 노원구의 10억원 이하 아파트 평균 거래가는 5억9701만원으로 집계됐다. 성북구와 강서구의 평균 거래가는 각각 7억7584만원, 7억1331만원으로 노원구와 1억원가량 차이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어 노원구에 매수세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단지별로는 외곽에서도 대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많이 이뤄졌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는 101건으로 가장 많은 거래를 기록했다. 평균 거래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7억1565만원이었다. 뒤를 이어 노원구 상계동 ‘해링턴플레이스노원센트럴이 62건 매매됐다. 노원구에선 상계동 주공9단지와 7단지가 각각 54건, 53건 계약됐다. 성북구 ‘정릉풍림아이원’은 38건 거래됐는데, 전용 84㎡가 평균 7억3669만원에 매매가 성사됐다.
강남, 용산 등 인기 주거지에서는 10억원 이하 매물 자체가 부족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성동구(26건)와 용산구(28건)가 25개 구 중 가장 적은 거래량을 보였다. 종로구(70건), 강남구(71건), 서초구(72건) 등이 뒤를 이었다. 매매된 아파트는 대부분 연식이 오래된 단지였다. 2000년 준공된 성동구 사근동 ‘벽산’ 전용 84㎡는 지난달 8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달 용산구에선 1970년 준공된 ‘성아맨숀’ 전용 98㎡가 9억8380만원에 매매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수 행렬의 주역으로 3040세대를 꼽았다. 전체 매수자 중 절반가량이 전·월세 시장에 머물다가 매매 시장으로 눈을 돌린 30대와 40대다. 전·월세 물건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가격이 오르자 더 늦기 전에 비교적 저렴한 외곽의 기존 아파트라도 확보하려는 ‘실거주형’ 매수세가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물건이 워낙 귀하다 보니 30대 젊은 부부가 실거주 목적으로 기존 아파트를 낚아채고 있다”고 말했다.
○오래된 단지도 ‘매물 실종’
젊은 수요자의 매수가 이어져 10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외곽 지역은 매물 감소세가 뚜렷하다. 전문가들도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수요자라면 더 늦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서울 자치구 중 매물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강북구(-12.7%)였다. 연초 1479가구이던 매물이 최근 1292가구로 감소했다. 이어 구로구(-9.0%), 금천구(-6.9%), 중랑구(-5.3%)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대부분 중저가 매물 위주로 빠르게 소진됐다.
거래량 2위인 구로구는 매물이 3개월 새 9% 줄어들었다. 거래 증가 속에 새로 나오는 매물을 대기 수요가 즉시 흡수하는 분위기다. 매매가격 6억원 안팎의 가성비 매물이 풍부했던 지역일수록 매물 소진 속도가 더 빨라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품귀 현상’까지 빚어진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과 한강 벨트 지역은 매물이 쌓이고 있다. 광진구(29.2%)를 비롯해 동작구(23.3%), 용산구(21.4%), 강동구(21.1%), 서초구(19.8%) 등은 연초 대비 매물 증가율이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고가 주택의 세금 부담과 대출 규제가 맞물려 매수세가 붙지 못한 채 매물만 적체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자금력이 제한적인 실수요자라면 매물 감소세가 뚜렷한 지역을 우선 살피되 속도감 있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줄어드는 외곽지와 매물이 쌓이는 인기 주거지 사이의 온도 차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실수요자의 ‘핀셋 접근’과 빠른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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