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마이라이프_"우리에게도 영웅이 있다"…한국사 알리는 상하이 동포
[기자]
삼촌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강원도 영월에 유배된 단종, 고을 촌장인 엄흥도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냅니다.
최근 개봉 한 달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 역사가 현실의 관심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상하이에서도 우리 역사를 알리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강연자는 단종의 유배지였던 영월 출신 동포 이명필 씨입니다.
이 씨는 한국인에게도 진정한 영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지난 2012년 '히어로 역사 연구회'를 세웠습니다.
[이명필 / '히어로 역사 연구회' 설립자 : 우리가 역사에서 영웅을 찾아서 나의 멘토를 만드는 그런 과정의 의미를 가지고 또 한 가지는 영문 네 글자의 조합이죠. 히스토리, 역사를 익스플로레이션, 탐험하고 리서치, 연구하는 오거나이제이션, 단체, 즉 저희 현재 모임이 추구하고 있는 정체성과 딱 맞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이 씨는 역사를 전공하지도, 교육자도 아니었습니다.
30년 넘게 중국에서 무역업에 종사하던 사업가였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삶의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겪는 '정체성'과 '뿌리'에 대한 고민이 시작점이었습니다.
[이명필 / 상하이 '히어로 역사 연구회' 설립자 : 학교에서는 영어를 쓰는 환경이었고 주변에서는 중국어를 쓰고 집에 와서는 엄마 아빠랑 한국어를 쓰는 이런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까 아이들의 어떤 그런 정체성 부분에 (고민이 됐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아이들과 함께한 역사 기행에서 새로운 해답을 찾게 됐습니다.
[이명필 / 상하이 '히어로 역사 연구회' 설립자 : (동북 3성) 고대 한민족의 흔적과 그다음에 미래의 대한민국을 그려보는 통일을 그려보는 그런 역사 기행이었는데 그 여행이 사실 제 인생을 크게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교육이 적어도 해외에 사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숨결이 살아있는 상하이는 그 자체로 거대한 역사 교과서입니다.
그만큼 우리 역사를 잊지 않고 배우기 좋은 장소인데요.
이 씨는 이곳의 독립운동 역사가 한국과 중국을 잇는 소중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음에 주목했습니다.
[이명필 / 상하이 '히어로 역사 연구회' 설립자 : 우리의 독립운동사가 우리의 역사이면서 그들의(중국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부분을 느낄 수 있었고 이러한 부분은 제가 오히려 중국 친구들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자녀 교육에서 시작된 역사 교육은 한인 차세대를 위한 헌신으로 확장됐습니다.
한국학교인 '다봄 주말 학교'를 설립해 현지 한인 청소년들에게 우리 역사와 문화를 함께 가르치고 있습니다.
단순한 언어 교육을 넘어 한민족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교육입니다.
[이혜연 / 다봄 주말 학교 교감 : 대부분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다 보니까 한국에 대한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서 아이들에게 한국인으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에 대해서 가르치는 걸 중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박형근 / '다봄 주말 학교' 학생 : 예전에는 역사에 관심이 없었는데요. 다봄 학교에 다닌 후부터 역사책 같은 거를 사 가지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씨가 뿌린 씨앗은 이제 상하이 한인 사회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3.1절이면 독립운동을 기리는 행사를 열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초청해 모국과의 연결고리를 이어가도록 돕고 있습니다.
[최희자 / 故 최종화 애국지사 장손녀 : 이명필 선생이 저에게 보여준 관심과 배려 덕분에 그분으로부터 한국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덕분에 조국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부터는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직접 따라가는 '임정 학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 씨가 그리는 역사는 먼지 쌓인 기록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안에 살아 숨 쉬는 이정표입니다.
[김지우 / '히어로 역사 연구회' 대표 : (이명필 선생님은) 참 지금의 독립운동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라에 대해 생각도 많이 하시고 특히 역사와 우리 글 문화에 대해서 정말 깊이 고민하시는 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명필 / '히어로 역사 연구회' 설립자 : 과거를 올바로 기억하고 또 지킴으로써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곳 상하이에 계시는 우리 한국 동포들은 상하이 곳곳에 남아 있는 우리 독립운동의 현장을 지키고 가꾸고 또 보존하는 일에 너나 할 것 없이 함께하기를 희망합니다.]
한국의 영웅을 알리겠다는 이명필 씨의 꿈은 고향 영월에 역사교육의 거점을 세우는 큰 그림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하이에서 시작된 작은 실천들이 이제 고국으로 향하며 또 다른 미래를 그려가고 있습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대통령, 이스라엘 외교부에 "세계인 지적 돌아봐야...실망"
- 외무성으로 간 북 대남기구...장금철 재등장도 주목
- 전쟁 속 트럼프-교황 갈등 악화...미 방문도 보류
- '조폭 응징' 50만 유튜버, 동료 폭행 혐의로 구속송치
- 그네 탄 친구 세게 밀었다가..."2억 배상하라"
- [속보] 미-이란 전쟁 여파로 3월 수입물가 16% 넘게 상승
- 교통사고 뒤 편의점 간 육군 대위..."소주 병째로 마셔"
- 이란 전쟁 충격에...IMF, 올해 한국 물가 '대폭 상승'·성장률 '유지' 전망
- [속보] 워싱턴 회담 이후 이스라엘·레바논 직접 협상 합의”